민주노총이 3일부터 2주간 40만명 이상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윤석열 정권 규탄을 내걸고 최저임금 인상,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조법 제2·3조 개정 등 노동계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경찰은 도심 혼란과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하루 최대 155개 경찰부대를 투입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조합원 40만명 파업 돌입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등 전국 15개 지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파업 기간은 오는 15일까지 2주간이다. 민주노총 조합원 120만명 중 40만명이 현장파업에 나선다. 금속노조 조합원 19만명과 보건의료노조 8만명, 건설노조 8만명 등이다.
민주노총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는 오는 12일 전체 조합원이 총파업에 돌입한다. 전국동시다발 금속노조 지부별 파업대회도 연다. 15일 범국민대회에는 금속노조 조합원 5000명 이상이 결집한다. 윤장혁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과로사를 조장하는 주 69시간제 근로시간 개편을 추진하고, 노란봉투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고 있다"며 "이에 총파업으로 맞선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를 요구하며 오는 13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다. 윤석열 정부가 공공의료 민간 위탁 등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순자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보건의료노조와 정부가 2021년 합의한 공공의료 확충 등 계획 이행이 중단 상태"라며 "제도 개선에 나설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느 때보다 많은 노동자가 이번 총파업에 참여한다"며 "노동자 임금·일자리·안전을 지키기 위해 총파업에 나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11개 경찰부대 투입···"엄정하게 법 집행"
경찰은 파업 불법행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합법 집회와 시위는 보장하지만 폭력과 도로 점거, 악의적 소음에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도 지난달 30일 "집회 자유는 적극적으로 보장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오는 15일까지 2주간 경찰 가용경력과 장비도 총동원한다. 경찰부대(기동대) 24개를 임시로 추가 편성하는 등 하루 최대 155개, 파업 기간 총 1011개 경찰부대를 투입해 시민 불편을 일으키는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한다. 해산 조치 같은 경찰 법 집행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공무집행 방해를 하면 즉시 검거한다. 불법 행위자에 대해선 바로 경찰 출석을 요구해 신속하게 수사하고, 주동자는 구속영장 신청 등 사법 처리에도 나선다.
시민 불편을 고려해 퇴근 시간대 집회는 불허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총파업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오후 5시부터 8시 사이 집회 등 일부 집회와 행진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규정에 따라 금지 통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지난 5월 16일부터 서울 도심에서 벌였던 1박2일 집회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등을 위반했다고 보고 관련자들을 입건해 조사했다. 이들은 노조 탄압 규탄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하면서 집회 주최자 준수사항을 위반하고, 경찰 해산명령에 불응한 혐의를 받는다. 일부 조합원이 허용된 범위를 넘어 도로를 점거한 행위에 대해 일반교통방해 혐의도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