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애틀항, 노조와 갈등에 폐쇄…장기화 땐 농산물·자동차 수출입 타격 우려

2023-06-1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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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최대 항구로 GDP 12% 영향

컨테이선 지연 수출 둔화 가능성

 

시애틀항[사진=로이터·연합뉴스]


북미 지역 최대 항만 중 하나인 시애틀항이 노조와 갈등으로 인해 폐쇄됐다. 시애틀항은 미국 농산물과 자동차 전용 선박이 드나드는 곳이다. 항만 폐쇄가 장기화하면 우리나라 농산물 수입과 자동차 수출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태평양선주협회(PMA)는 트위터를 통해 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ILWU)이 노동자를 보내지 않아 시애틀항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PMA는 "전날 교대 중 ILWU 측 지시로 인한 작업 속도 저하로 터미널 지상 작업이 중단됐다"며 "ILWU는 이날 터미널에 노동자 파견 자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애틀항은 폐쇄됐고 수출품은 부두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고 덧붙였다. 
ILWU은 캘리포니아부터 워싱턴주에 이르는 미국 서해 29개 항만 노동자 2만2000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반면 PMA는 29개 항만에 터미널 운영사와 해운사 등 70개 기업을 대표한다. 

ILWU와 PMA 양측은 임금 협상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ILWU는 코로나 대유행 기간에 해운산업 이익 증가를 근거로 급여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 기간 봉쇄(록다운)로 소비가 늘고 유통량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7월 계약 만료 이후 근무에 대한 추가 보상을 요청하고 있다. PMA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하면서 협상은 진전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이달 초 서부 해안 일부 항구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는 등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항과 오클랜드항 등 미국 서해 항구에서 노조가 파업해 52억 달러(약 6조 7000억원)에 달하는 물류가 피해를 입었다. LA타임스는 "(파업으로) 컨테이너선 수십 척이 하루 또는 이틀 이상 지연됐다"고 전했다. 

양측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 한국도 피해를 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애틀항은 인근 타코마항과 함께 북서항해동맹(NWSA)을 형성하는 북미 최대 항구로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로 농산물을 수출하는 주요 거점으로 꼽힌다. CNBC 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시애틀항을 통한 수출액은 56억6000만 달러(약 7조 300억원)에 달했다. 한국에 대한 수출품으로는 주로 육류와 견과류, 과일 등이 선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간 갈등은 한국 기업 수출에도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현지 매체인 시애틀타임스는 지난 9일 "시애틀항과 타코마항은 노동자와 계약 분쟁으로 인해 (물동량이) 둔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으로 수출할 때 타코마항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12%를 차지하는 서부 항만 곳곳이 마비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바이든 대통령이 독립 중재관을 임명해 노사 갈등을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수전 클라크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해운 성수기를 앞둔 가운데 이들 항구에서 서비스 중단이 계속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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