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벌써 300억弗, 작년 3배 속도…수출 플러스 지역 '전무'

2023-05-22 16:27
  • 글자크기 설정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올 들어 이달까지 누적 무역적자가 30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3배가량 빠른 속도로 적자가 쌓이는 추세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대중 수출 부진을 상쇄해 온 대미 수출까지 마이너스 기조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정부가 주장하는 '상저하고'(상반기 저조했다가 하반기에 회복) 대신 '상저하저'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믿었던 美까지 흔들…대미 수출 마이너스 전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수출액은 324억 달러, 수입액은 367억 달러로 43억 달러 무역적자를 기록 중이다. 
연간 누계 기준 수출액은 2333억7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3.5%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2629억2300만 달러로 6.6% 감소했다. 누적 무역적자는 295억480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의 경우 5월 20일 기준 무역적자는 115억8700만 달러 수준이었다. 올해 무역적자가 불어나는 속도가 지난해보다 3배 정도 빠르다는 얘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무역 상황이 악화하면서 믿었던 반도체와 대중 수출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게 직격탄이다.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적자 행진 중이었는데, 이달을 지나며 15개월 연속이 될 게 확실하다.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하던 대미 수출까지 흔들리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급감하면서 미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다.

지난 3월까지 대미 무역흑자는 71억9500만 달러, 대중 무역적자는 78억399만 달러였다. 사실상 중국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미국에서 벌충해 온 셈이다. 

다만 순항하던 대미 수출이 지난달 91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4% 감소한 데 이어, 이달 들어 20일까지 통계도 58억9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었다. 

수출이 계속 쪼그라들면 무역수지 흑자 폭 축소에 이어 적자 전환 가능성까지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달 대미 무역수지는 36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20일까지는 14억58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중국(-23.5%), 베트남(-15.7%), 일본(-13.9%) 등과 더불어 대미 수출까지 감소하면서 주요국 중 수출 플러스 지역은 전무해졌다.
 
전문가들 "올해 경기, 상저하저 될 듯"
주력 산업인 반도체 업황 부진도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이달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42억6000만 달러로 35.5% 줄었다. 지난해 8월(-7.8%) 이후 10개월째 반도체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8.9%에서 올해 4월 기준 12.9%로 6.0%포인트 떨어졌다.

주력 품목과 주요 시장에 대한 수출 부진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갈수록 낮추고 있다. 올해 경기가 상저하고가 아닌 '상저하저'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는 흐름이 있어 하강 국면을 벗어나면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등 외교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어 상저하저 현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우 교수는 "대내외 주요 기관 대부분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정부 역시 조만간 성장률 전망치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실제 주요 기관들은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려 잡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통화기금(IMF),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등이 예상하는 올해 성장률은 1.5%다. 상저하저가 현실화하면 1%대 초반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다만 정부는 여전히 낙관론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이날 오후 간담회에서 "반도체 전망 평가가 조금 안 좋게 나와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늦어도 9월 정도에는 월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는 무역수지 측면에서 국민 걱정을 덜어드릴 것 같다"고 언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