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은행 위기, 신용경색 부채질" 경고

2023-05-0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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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은행 부문의 위기가 신용 경색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금 유출과 함께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은행들이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연준은 8일(현지시간) 발표한 반기 금융 안정보고서를 통해 최근 잇단 은행 파산이 신용 공급 감소와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경제 전망, 신용의 질, 자금 유동성과 관련한 우려로 인해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신용 공급을 더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신용 가용성이 급격히 위축되면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해 경제 활동이 잠재적으로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 내 일부 고위 당국자들도 신용경색을 경고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신용 경색, 적어도 신용 긴축이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 백악관과 의회 간 부채 한도 상향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미국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부채 한도 협상이 내달 초 안으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에는 연준이 시장 전문가와 학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도 담겼다. 이 설문조사에서 은행 부문의 스트레스를 최고 위험 요인으로 꼽은 전문가 비중은 지난해 가을 조사 이후 4배나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및 미·중 긴장과 함께 은행 부문의 위기를 금융 안정을 해칠 수 있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상업용 및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비관론도 확산하고 있다. 연준이 각 은행 고위 대출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별도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은행 파산으로 인한 경기침체 및 예금 인출을 지적하며 대출 기준을 보다 엄격히 적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준은 “대형은행과 비교했을 때 중견은행(자산 규모 500~2500억 달러) 및 기타은행들이 유동성, 예금 유출, 자금조달 등을 긴축의 원인으로 더 많이 언급했다”고 짚었다.
 
아울러 보고서는 기업의 이익 감소와 함께 채무불이행 증가 위험을 지적했다. 또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가 감소하면서 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부동산 가치의 조정 규모가 상당할 수 있다”며 “상업부동산대출채권 보유자의 신용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 부문에 대한 은행의 검사 절차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가계 부채의 경우 고신용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점에 비춰 가계 부채를 통해 금융 시스템으로 위기가 전파될 가능성은 작게 봤다.
 
다만, 연준은 3월 위기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높은 수준의 자본을 쌓은 점 등에 비춰 은행들이 긴축 통화 정책을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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