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57)와 언론인들 간의 금전 거래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한겨레신문사 편집국 간부가 김씨와 돈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편집국장이 보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경영진도 조기 퇴진하기로 했다.
김현대 한겨레 대표이사 사장은 9일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2월 초 대표이사 선거를 앞두고 있다. 저는 선거에서 당선자가 확정되는 그날, 사장으로서의 모든 권한을 새 대표이사 후보자에게 넘기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등기 이사인 백기철 편집인과 이상훈 전무도 물러날 것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보통 새 대표이사 당선자가 나오더라도 3월 주주총회까지는 기존 경영진이 권한을 행사하지만, 조기에 경영에서 손을 뗀다는 뜻이다.
또 김 사장은 금전 거래 파문과 관련해 "한겨레가 가장 소중하게 지켜온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우리의 존재 이유가 근본적으로 부정당하고 있다"며 "한겨레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고 제가 먼저 무릎 꿇고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류이근 편집국장은 김만배씨와 금전 거래를 한 편집국 간부 A씨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며 이날 보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부적절한 인사를 중요 직책에 앉혔고 문제적 행동을 미리 파악하지 못해 회사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을 입혔다"며 "오늘부로 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겨레는 당분간 정은주 콘텐츠 총괄이 편집국장 직무를 대행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한편 한겨레신문 부국장을 지낸 A씨는 지난 2019∼2020년 김씨에게 6억원을 받았다. A씨는 아파트 분양금 명목으로 이 돈을 받았으며 이 중 2억원을 갚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한겨레신문은 지난 6일 해당 사실을 인정하면서 사과문을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