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CJ ENM 엔터테인인먼트부문은 기존 1개 총괄·9개 사업본부를 △영화드라마사업 △교양예능사업 △음악콘텐츠사업 △미디어플랫폼사업 △글로벌사업 등 5개 핵심 사업본부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사업부 간 중복 기능을 통합하고 핵심 기능 중심으로 사업 체계를 단순화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사업 역량과 국내 플랫폼 사업 수익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CJ ENM 측은 설명했다.
특히 기존 광고영업 조직은 미디어플랫폼 사업본부에 합치고 국내외 유통조직은 콘텐츠 유통사업부로 분리했다. 또 글로벌 K콘텐츠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고 해외사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글로벌사업본부도 신설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인원 재배치 과정에서 일부 국장과 팀장이 면직돼 팀원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원급에선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소속 부서가 변경되는 사례도 나왔다.
일각에선 구 대표가 취임한 후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 전체 인원 중 최대 20%를 감원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에는 2545명(통합관리 포함)이 재직 중이다.
콘텐츠 업계에선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CJ ENM이 본격적으로 긴축 경영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은 매출 2조3499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성장하는 성과를 냈으나 영업이익은 926억원으로 47% 급감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부문 매출에서 80%를 차지하는 미디어부문(방송사업)이 3분기 영업손실 141억원을 기록했다.
CJ ENM은 지난해 1월 '엔데버콘텐트(현 피프스시즌)'를 7억7500만 달러에 인수하기 위해 9000억원을 단기 차입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피프스시즌 인수 전 부채비율이 65%에 불과했던 회사는 1년 만에 부채비율이 127%까지 급등했다. 문제는 최근 금리 인상이 차입금 상환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다.
콘텐츠업계에선 구 대표의 이러한 CJ ENM 체질 개선이 예고된 행보라고 평가했다. 구 대표는 CJ푸드빌 대표로 재직하며 비비고 브랜드를 인도네시아 매장을 끝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철수시켰고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해 매각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CJ올리브영 대표 시절에는 부진했던 중국 사업을 정리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CJ그룹 차원에서도 올해 예정된 CJ올리브영 기업공개보다 CJ ENM 정상화를 더 시급한 과제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CJ ENM 관계자는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은 콘텐츠 산업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핵심 기능 중심으로 사업본부를 개편하고 의사 결정 단계를 단순화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며 "조직 개편 이후 업무 방식 변화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재무안전성을 확보하는 작업도 추진해 대외 경영 환경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