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중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이 최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가장 먼저 우리은행이 지난 9일에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6개월 변동 기준으로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85%포인트 낮췄다. 금리 인하는 내년 4월까지 적용되나 취급 한도가 소진되면 조기에 종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6%대였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5%대로 하향 조정됐다. 이어 NH농협은행이 최대 1.1%포인트, KB국민은행이 최대 0.7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현재 전세자금대출 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7월 취약 차주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했다.
금리 인상기에 은행권이 이 같은 금리 인하에 나선 건 전세자금대출 차주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치솟으면서 모든 대출을 동원해 집을 구매한 ‘영끌족’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다. 이에 정부는 1·2금융권에서 받은 변동금리 주담대를 3%대 고정금리 정책상품으로 대환해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선보였고, 내년에는 한시적으로 최저 연 4%대 금리를 적용하는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지원은 없어 전세 세입자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금융당국이 이달 초부터 주 단위로 은행권 대출금리 수준을 살펴보기 시작하면서 은행권이 압박을 느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국은 현재 대출금리가 추가로 오를 요인이 없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예금금리 인상 자제도 당부하고 있다. 예금금리가 오르면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도 오른다. 이외에도 부동산 가격 하락과 대출금리 급등으로 주택 매매와 전세 계약 체결 자체가 얼어붙어 전세대출 금리가 내려갔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이미 저리의 정책상품들이 다수 출시돼 있을 정도로 과거부터 많은 지원이 있었다"며 "이번에 주택 구매자들에 금융지원책이 집중된 건 대출금리의 급격한 인상으로 차주들의 채무상환 부담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