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시장금리 고공행진 속에서도 빚으로 버티고 있다. 올해 3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이 또다시 상승하며 잔액 규모가 1700조원에 육박했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3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769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56조6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전분기(68조4000억원)보다 둔화됐지만 전년 동기 대비 증감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여전히 대출규모 자체는 평균보다 높고 잔고 잔액 증가 흐름이 가팔라졌다"면서 "최근 3분기 증감액이 축소된 부분은 금융기관의 기업에 대한 대출태도가 강화된 점, 그간 대출금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나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증감액(239조원) 등을 고려하면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서비스업 대출금의 증가폭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업종 별로는 도소매업 대출 증가폭이 2분기 11조7000억원에서 3분기 8조9000억원으로 줄었고 부동산업 역시 13조4000억원에서 9조7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다만 숙박 및 음식점업, 금융·보험업의 경우 대출 증가폭이 소폭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용도별로는 운전자금 증가폭이 6조9000억원에서 8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운전자금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증감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시설자금 증가폭은 2조원 가량 축소되긴 했으나 이 역시도 전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대치로 파악됐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의 증가폭이 8조5000억원에서 7조8000억원 증가한 반면,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2조4000억원에서 2조800억원으로 소폭 확대됐다.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금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감액 규모는 각각 118조4000억원, 120조6000억원으로 지난 2분기에 이어 나란히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