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이 본지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구축·관리에 배정된 예산은 2018년 42억6600만원, 2019년에는 33억5500만원으로 줄었다. 이후 2020년에는 34억97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30억2000만원과 25억8400만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예산의 경우, 2018년과 비교하면 39.4%나 줄었다. 보건복지부가 신청한 정부안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 역시 25억3900만원으로 올해보다 4500만원가량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시스템 구축이 진행되면서 관련 비용을 중심으로 예산이 감소했다는 것이 해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시스템을 구축한 초기에 비해 운영 예산은 증가했으나, 구축 예산은 일부 감소했다. 구축 전 단계에서 초기비용이 많이 소요된 영향”이라고 밝혔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은 식약처가 빅데이터 등을 통해 마약류 오남용 예방과 불법 유통을 감시하기 위해 도입한 전산 시스템이다. 지난 2018년도부터 해당 시스템을 통해 마약류 취급 내역을 보고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식약처 내에서는 마약안전기획관(마약국)이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마약류 오남용과 온라인 마약 유통 사례가 급증하는 만큼 관리시스템 추가 구축과 정비를 위한 예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8년 1516명을 기록한 온라인 거래 마약사범은 지난해에는 2545명으로 증가했다. 온라인에 익숙한 10·20대 마약 사범도 늘고 있다. 10·20대 마약사범은 2017년 2231명에서 지난해는 5527명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 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해당 시스템에 대한 재정비 필요성이 지적된 바 있다. 당시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이 의사의 마약류 셀프처방 문제를 지적하며 “국방의료정보체계처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서도 셀프처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언급하자 오유경 식약처장은 "의료용 마약류 처방 방지를 위해 해당 관리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같은 날 유튜브 등을 창구로 마약류의 오남용이 늘고 있다는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Drug Utilization Review) 시스템과 연계·정비하겠다고 답했다.
마약중독 재활 전문병원인 인천참사랑병원의 천영훈 원장은 “일선에서도 중독성 처방 약물로 규정되는 몇 가지 약물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환자들이 있다. 오남용 가능성이 있는 것인데 현재 관리시스템 하에서는 이런 환자들에 대한 주의 메시지 등을 알릴 수 있는 기능 등이 없어 취약하다”며 “이를 보강하기 위한 관리 시스템의 추가 구축과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