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년 '아크' 상용화 '박차'…최대한 빠른 시일 내 추진할 것"

2022-10-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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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 네이버랩스 비전 그룹 책임리더 인터뷰

현재 파트너사들과 '아크' 막바지 상용화 작업 중…"고도화된 VL 기술이 밑거름"

VL과 디지털 트윈은 불가분 관계…"VL, 가상세계와 현실세계 연결해 주는 열쇠"

이동환 네이버랩스 비전 그룹 책임리더가 지난 9월 30일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네이버랩스가 오는 2023년 상용화를 예고한 '로봇인텔리전스시스템(ARC·아크)'의 막바지 고도화에 나섰다. ARC 시스템의 한 부분을 이루는 '아크아이' 내 적용된 정밀 측위 기술(비주얼 로컬라이제이션·VL)을 토대로 최대한 빠르게 상용화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VL은 '아크아이'의 기술적 토대가 되는 기술이기도 한데, 이를 토대로 로봇의 '눈'이 더욱 정확해지는 셈이다.

이동환 네이버랩스 비전 그룹 책임리더는 최근 네이버 '1784'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크' 상용화 작업과 관련해 "현재는 새로운 기능을 개발한다기보다는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아크아이' 구축 과정에서 협업하는 업체들과 함께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활용법에 대해 설명하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상용화 전 다양한 실증 테스트 통해 예행연습…"예상 수요 많아 출시 서두를 것"

앞서 지난 6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랩스는 내년 중 '아크'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아크'란 인공지능(AI)·로봇·클라우드 기술을 통합해 만든 시스템으로 해당 솔루션을 로봇을 비롯해 최대한 많은 사용처에 접목하는 것이 네이버랩스의 목표다. '아크'는 크게 '아크아이'와 '아크브레인'으로 나뉜다. '아크아이'가 AI·컴퓨터비전 기반 VL을 토대로 로봇의 눈 역할을 한다면 '아크브레인'은 이를 토대로 실제 로봇의 이동·서비스 수행을 일괄 계획·실행하는 '뇌' 역할을 맡는다.

이동환 책임리더는 "상용화 시점을 아직 확답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빠른 시기에 이를 추진하고자 한다"며 "예상 수요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기에 네이버클라우드와 손잡고 신속하게 상용화를 전개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이 책임리더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구현하고 있는 '디지털 트윈국토' 시범사업 등으로 인해 지방자치단체 쪽의 솔루션 활용 요청이 많다고 한다. 또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꾸준히 연락이 온다는 설명이다. 이 리더는 "디지털 트윈 관련한 기술적인 솔루션을 스케일러블(scalable)하게 제공할 수 있는 업체가 거의 없다 보니 관련한 요구가 많이 몰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네이버랩스가 '1784' 내에 시연한 AR 내비게이션의 모습. AR 상으로 구체적인 공간과 관련한 정보들이 입력되는 등 구체적이다. [사진=네이버랩스]

네이버랩스가 지난해 3D 매핑 기술로 선보인 국립중앙박물관의 한 모습. [사진=네이버랩스]

현재 네이버는 제2사옥인 '1784'에서 '아크' 실사용·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며 제2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에도 조만간 이를 적용해 테스트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실제 솔루션 활용 업체들과의 협업 준비에도 착수했다. 현재 여러 로봇업체들과의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 또 네이버랩스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SDK 등을 활용해 앱을 만드는 앱 개발사들, '아크아이'를 이용해 실제 공간에 대한 스캔을 진행할 공간구축 전문 업체 등과도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다. 최대한 사용처를 넓혀 빠른 속도로 '아크'를 공급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와 함께 진행하는 '확장현실(XR) 메타버스 인천이음 프로젝트'가 '아크' 상용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 네이버랩스의 설명이다. 프로젝트에서 네이버랩스는 '아크아이'를 활용해 인천공항, 월미도, 강화군, 송도 등 인천시 주요 장소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이를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으로 만들어 실제 활용 가능하도록 하는 과제를 수행 중이다. 내비게이션이니만큼 정밀한 위치 파악은 필수적인데, 여기에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VL 기술이다. 

이동환 리더는 "그간 코엑스, 강남역 지하상가 등 특정 장소에 대해서만 관련 작업을 진행했다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실내·외를 아우르는 장소에 대해 전체적으로 AR 내비게이션 기술을 테스트한 것"이라며 "실내에서 실외로 나가면서 끊김없이 서비스가 이어지는 부분 등을 고도화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양한 환경에서 관련 기술을 테스트하면서 네이버랩스의 자체 기술뿐만 아니라 협력사들과 손발을 맞춰보는 지점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 리더의 설명이다.

◆네이버랩스유럽 인수 후 꾸준히 진행된 VL 기술 고도화…"향후 중요성 더욱 커질 것"

네이버랩스는 '아크' 상용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VL 기술 고도화를 위해 수년을 투자했다. 그 결과 지난 3월 네이버랩스의 VL 기술이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공인인증을 받았다. 실내·외 측위 테스트에서 각각 오차범위 0.18m·1.05m를 기록하며 기술 성능 테스트를 통과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VL 기술 상용화에 착수했고 나아가 '아크' 상용화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지난 2017년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을 인수해 조직한 '네이버랩스유럽(NLE)'의 기술력이 VL 기술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핵심은 NLE에서 개발한 VL 요소 기술 'R2D2(Repeatable and Reliable Detector and Descriptor)'다. R2D2는 쉽게 말해 이미지 정보 중에서 날씨·조명 등의 변화에 무관한 핵심 정보값을 취득해 이를 토대로 외부 환경 변수에도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토대로 사진 한 장만으로 어디에서 촬영됐는지 정확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인수 전부터 NLE의 관련 기술은 업계에서 인정받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네이버랩스가 지난 2020년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진행한 AR 내비게이션 테스트의 모습. 해당 기술에도 VL이 적용됐다.[사진=네이버랩스]

네이버랩스는 이 기술을 토대로 2018년 코엑스, 2020년 강남역 지하상가를 AR 내비게이션 형태로 정밀하게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두 공간 모두 실내라서 GPS 신호가 통하지 않는 데다가,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다양한 가게들이 밀집해 있어 정밀 측위 과정에서 오차를 최소화하기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이처럼 복잡한 환경에서도 고도화된 VL 기술을 바탕으로 오차를 최소화하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이를 토대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를 노리고 있다.

향후 VL 기술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테면 현재 다각도로 테스트 중인 AR 내비게이션 관련 기능을 고도화해 네이버 지도 등의 서비스에 접목할 가능성이다. 실제 최근 구글은 '서치온' 행사에서 AI 이미지 인식을 토대로 한 검색 기능인 '라이브뷰' 강화를 발표했다. 구글 맵에서 카메라를 작동하면 거리의 모습 위에 AR로 각종 정보를 표시해 주는 방식이다. 구글은 향후 이미지와 영상 등을 활용한 검색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네이버랩스도 비슷한 견해다. 

이에 대해 이 리더는 "내부적으로 지도 기능 고도화 연구를 열심히 수행하고 있다"라며 "이를테면 네이버 지도 내에 있는 특정 건물에 대해서는 아크아이를 통해 생성된 정밀 지도 모델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기능이 고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들어 네이버랩스는 비전 부문의 조직을 확대했다. 또 처음으로 부문 내 책임리더급 직책을 신설했고 이 과정에서 이동환 리더가 해당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 리더는 "네이버랩스의 목표 자체가 디지털 트윈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실생활 서비스를 연동하는 것인데, VL 기술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연결해 주는 하나의 열쇠"라며 "그런 만큼 VL과 디지털 트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기에 앞으로 메타버스가 발전하면서 더욱 중요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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