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경제 침체 가능성 커...韓 경제에 상당한 영향"

2022-08-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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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미국·유럽의 경기침체 리스크 점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벨로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쇼핑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식료품, 휘발유, 주택 등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미국 시민들의 경제적 고통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져 한국 경제가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국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꺾이긴 했으나 예년보다 높은 수준에 있고, 경제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유럽은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해 미국보다 더 큰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최근 경제전망보고서 내 ‘미국·유럽의 경기침체 리스크 점검’을 통해 “중국 성장세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미국, 유럽 경기가 둔화될 경우, 이들 국가와 교역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미국의 경우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세는 잦아들었으나, 올해 들어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고 경제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미국 노동통계국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8.5%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41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던 지난 6월 상승률(9.1%)과 시장 예상치(8.7%)보다는 하회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여전히 8%대라는 높은 상승률은 유지되고 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또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2개 분기 연속으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경기침체기가 시작됐다고 본다. 다만 미국 정부는 노동시장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늘고 실업률이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 회복했다는 이유로 경기 침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전면의 유로화 조형물. [사진=연합뉴스]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다.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려왔다. 그러나 과도한 긴축은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은 “고물가 대응 과정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과도하거나 미흡할 경우 경기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제어를 위해 지나치게 빨리 금리를 인상할 경우 금융여건의 급격한 긴축으로 경기가 급랭할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고물가 장기화로 추후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미국보다 유럽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다. 유럽 경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여파로 에너지 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독일과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은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50%에 달한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타격이 겹치면서 물가가 크게 올랐다. 실제로 유로존(유료화 사용 19개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9%로, 1997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로존 물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매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9.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PMI도 기준치인 50 이하로 하락했다.
 
한은은 “유럽 경제는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이 당면한 최대 리스크이며, 전쟁, 이상기온 등에 따른 공급망 교란 장기화도 지속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한다”며 “금년 들어 러시아가 (유럽 지역에) 가스공급을 축소한 가운데, 가스공급을 전면 중단할 경우 경제활동이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미국과 유럽의 경기 부진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미국, 유럽 경제의 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무역경로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그 전개상황과 경제적 영향을 주의 깊게 점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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