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지성人] 최상목 경제수석, 서울법대 수석졸업한 '천재 관료'

2022-05-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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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철학인 이른바 '능력주의'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 꼽힌다.
 
내로라 하는 에이스들만 모인다는 정부 경제부처에서 '천재 관료'로 이름을 날렸다. 금융정책과장과 경제정책국장, 경제부총리 정책협력실장 등을 역임한 정통 경제·금융 정책통으로, 부처 장악력과 소통 능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를 맡아 윤석열 정부의 거시경제, 금융 관련 정책을 조율했다.
 
다만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서 재직하면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최 수석은 언론에 "당시 공소장이나 언론 보도 등은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꽤 있고, 불법은 없어 참고인 조사에 그쳤다"고 해명했다.
 
◆서울대 법대 수석졸업...행시 소년급제 후 승승장구
 
최 수석은 1963년 서울특별시에서 출생해 서울 오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서울대 재학 중이던 1985년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서울대 법과대학을 수석 졸업했다. 이후 코넬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최 수석은 정‧재계 곳곳에 포진한 '파워그룹' 서울대 82학번이기도 하다. 수석 입학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필두로 조해진‧박수영‧송언석 국민의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교수 등이 법대 동기다. 서울대 법대 79학번인 윤석열 대통령의 직계 후배지만 직접적인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82학번은 '똥파리' 학번으로 불렸다. 당시 서울대는 입시제도 변경에 따른 대규모 미달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졸업 정원의 130%를 뽑아 82학번은 타 학번보다 인원 수가 많았다. 여기에 상호 친밀감까지 높아 그걸 지켜본 선후배들이 어디에나 있고 무리지어 다닌다며 '똥파리'라는 명칭으로 불렀다고 한다. 그 끈끈함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 수석은 서울대 법대를 수석 졸업했지만 다른 동기들과 달리 사법고시가 아닌 행정고시에 응시하고 합격해 화제가 됐다. 그는 1990년대 초 외국환관리법을 30년 만에 개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등 사무관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에서 증권제도과장·금융정책과장을 역임하며 자본시장통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의 체계를 잡아 국내 금융산업 발전과 투자자보호에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을 앞둔 2007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실무위원을 맡은 뒤 기재부로 돌아와 MB정권 시절 실세였던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 정책보좌관, 미래전략정책관을 역임했다. 강 전 장관은 자신의 저서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에서 "법을 전공해 외국환관리법 개정안 입법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고 그를 소개했다.
 
2010년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시절에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주도했고, 2011년 기재부로 복귀해 정책조정국장과 경제정책국장 등 거시경제 요직을 섭렵했다. 당시 유럽 재정위기 여파를 극복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2014~2016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낸 뒤 기재부 1차관에 임명되면서 승승장구했다. 미래의 기재부 장관 '0순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르재단 설립 연루 의혹..."실무작업만 했다"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다. 청와대 비서관 재직 당시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 상당 부분 관여하고 대기업의 출연을 압박한 혐의로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최 수석은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근무하고 있던 2015년 10월 19일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의 지시를 받아 미르재단 설립에 필요한 4차례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관련 실무를 챙겼다.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측에 미르재단 설립에 출연할 기업들의 명단을 넘기고, '10월 말로 예정된 리커창 중국 총리의 방한에 맞춰 300억원 규모의 문화재단을 설립해야 하고, 출연하는 기업은 삼성, 현대차, SK, LG, GS, 한화, 한진 두산, CJ 등 9개 그룹이다'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
 
또한 추가 회의에서 "아직까지도 출연금 약정서를 내지 않은 그룹이 있느냐. 그 명단을 달라"고 말하며 사실상 모금을 독촉했다. 결국 10월 27일 미르재단은 삼성 등 16개 대기업들로부터 486억원의 출연금을 납부받아 설립됐다.
 
그러나 최 수석은 "당시 기업과 금액 모두 (위에서) 정해진 상태였다"며 "정상회담을 앞두고 민간 부문 문화교류를 위해 (미르)재단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었고, 실무적인 작업을 진행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급 에이스'의 부활..."경제위기 상황 타개의 적임자"
 
국정농단 사건 연루 의혹 탓에 최 수석은 문재인 정부에서 공직을 맡지 못했다. 2019년 3월 일동홀딩스 사외이사, 2020년 3월 12일 신한금융투자 사외이사 등에 선임됐으며, 2020년 3월부터 3년제 전문대학인 농협대 총장으로 재직했다.
 
그러나 2022년 3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승리하면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경제1분과 간사로 참여했으며, 5월 1일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에 임명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장제원 대통령당선인 비서실장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 브리핑에서 "한국은 심각한 경제위기 속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경제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현 상황을 타개하는 데 자타가 공인하는 거시경제, 금융정책 분야 전문가인 최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당초 최 수석은 박근혜 정부 때 기재부 1차관을 지냈기 때문에 차관급인 경제수석보다 장관급인 금융위원장,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됐었다. 그러나 경제수석에 최종 발탁된 것은 대통령실 경제참모에 '특급 에이스'를 기용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그에 따른 김대기 비서실장의 낙점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5월 1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최상목 경제수석(왼쪽)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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