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시중에 풀린 돈 22조원 증가…예·적금에 뭉칫돈 몰렸다

2022-04-1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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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올해 2월 시중에 풀린 돈이 역대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 증가 흐름은 둔화됐지만 개인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을 매도해 정기 예·적금에 넣는 등 유동성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통화량(M2 기준)은 366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던 전월보다도 0.6%가량 증가한 것이다. 시중 통화량은 지난해 4월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매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광의의 통화(M2)란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를 의미한다.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 예금 등 당장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돈뿐만 아니라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함된다.

상품별로 보면 '2년 미만 정기예적금' 규모가 20조원 가까이(19조9000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MMF 역시 전월 대비 5조6000억원 상당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2년미만 정기예적금이 확대된 것은 수신금리 상승과 예대율 관리를 위한 금융기관의 자금유치 노력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상품별로 보면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이 19조9000억원 늘었고, MMF도 5조6000억원 늘었다. 반면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4조9000억, 수익증권이 7조6000억원 감소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적금 금리 상승 영향으로 불안한 자산시장을 떠난 시중 자금이 은행 상품 등 안전 자산으로 이동한 것이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1764조7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5조6000억원 늘어 0.9% 증가했다.

정진우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차장은 "M2 증가율이 고점대비 둔화고 있는 추세인데, 당국의 고강도 대출규제로 주택관련 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식 등 위험 자산에 투자했던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정기예적금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2월 개인들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예탁금이 줄었는데 이 돈이 예적금 등에 흘러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들은 5957억5000만원을 순매수 한 반면 예탁금은 6억9000만원 줄었다. 2월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1조8000억원 늘어 전달(2조2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기업 부문의 통화량은 1075조1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4조6000억원(1.0%) 늘었다. 정 차장은 "대출 증가세가 지속된 가운데 상품수지가 1월 8억2000만 달러에서 2월 42억7000만 달러로 개선되면서 자금 유입 등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를 올리면서 증권사 등 기타 금융기관의 통화량은 634조1000억원으로 2조7000억원(0.4%) 늘었다.

단기자금 지표인 M1은 1353조3000억원으로 전월대비 9000억원(0.1%) 늘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1.6% 늘어 지난해 2월(26.0%) 이후 12개월 연속 증가폭이 축소됐다. 이는 2020년 1월(11.5%)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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