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블링컨 장관 일행을 만나 "지난 몇달간 양국은 '샌프란시스코 비전' 합의를 이행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을 유지하며 긍정적 진전을 이뤘지만 한층 더 노력할 여지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은 "미국과 중국은 적이 아닌 파트너"라며 양국 간 관계 안정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자신감 있고 개방적이며 번영하는 미국을 보는 것이 기쁘다"며 "미국도 중국의 발전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셔츠 첫 번째 단추처럼 중국과 미국 관계가 진정으로 안정되고 발전하며 전진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근본적 문제"라며 "양국은 다른 말을 하지 말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과 블링컨 장관이 별도로 회동한 것은 지난해 6월 블링컨 장관이 처음 베이징을 찾은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블링컨 장관이 배석했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시 주석을 만나기에 앞서 베이징에서 왕이 주임과 약 5시간 반에 걸쳐 회담을 가졌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중국의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으며,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왕 주임은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