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AI 추론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북미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CSP)를 중심으로 저장장치 제품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QLC 기반 eSSD 출하량은 비트(용량)수 기준 30EB(엑사바이트)로 전년보다 4배 증가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CSP의 저장장치 수요는 결국 QLC 기반 eSSD 공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 QLC 인증을 받은 업체는 삼성전자와 솔리다임뿐인데, 특히 적극적으로 대용량 QLC 제품을 홍보하는 솔리다임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솔리다임은 기업용 저장장치 사업에 주력하는 SK하이닉스의 자회사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올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사내 AI를 구축하려는 기업 수요로 온프레미스(구축형) AI 서버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힘입어 대용량 eSSD 판매량도 확대되고 있다"며 "솔리다임이 업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QLC 기반 60TB(테라바이트) 대용량 eSSD로 수요 증가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존 데이터 저장용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는 20~24TB 용량을 제공하는 반면 QLC eSSD는 전력 소비가 적고 데이터센터 공간도 덜 차지하는 만큼 AI 서비스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데 유리하다.
이에 트렌드포스는 솔리다임이 올 하반기에 144단 QLC 낸드 플래시 제품 생산을 확대하며 시장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예측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다운턴 여파가 가시지 않은 만큼) 낸드 플래시는 D램보다 신중하게 팹 가동률을 결정할 것"이라며 "144단에서 192단 낸드 플래시로 전환하며 시장 eSSD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e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45%), SK하이닉스·솔리다임(32%), 마이크론(10%) 키옥시아(8%), WD(4%) 순이다. eSSD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솔리다임이 가장 큰 수혜를 볼 전망이다. eSSD 가격은 전 분기와 비교해 △올 1분기 23~28% △2분기 20~25% △3분기 5~10%씩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eSSD 판매량·가격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3조110억원, 순손실 4조344억원을 기록한 솔리다임의 실적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SK하이닉스 낸드 플래시 기술과 솔리다임의 eSSD 역량을 결합하고 플로팅게이트(FG)에 이어 차치트랩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eSSD를 공급하면서 고객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