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은 더 센 대러 제재…EU는 머뭇

2022-04-07 14:54
  • 글자크기 설정
미국과 영국이 민간인 학살에 나선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를 내놨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은 에너지 제재를 두고 회원국 간 이견이 발생해 제재 발표를 연기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6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의 최대 은행을 전면 차단함으로써 러시아 금융에 가하는 충격을 비약적으로 높이겠다"며 대러시아 추가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스베르방크와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인 알파뱅크가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전면 차단된다. 이들 기관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은 해당 기관과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거래를 할 수 없다.  

에너지 분야에 한정됐던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가 전 분야로 확대돼 전면 금지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성인인 두 딸 등 러시아 핵심 인사들 및 그들의 가족들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이 푸틴 대통령의 두 딸을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은 푸틴 대통령의 자산 상당수가 가족들에 의해 은닉돼 있다고 판단해서다.

크렘린궁이 공식적으로 밝힌 푸틴의 자녀는 2013년 이혼한 전처 류드밀라 슈크레브네바 사이에서 낳은 장녀 마리아(37)와 차녀 카테리나(36)다. 장녀 마리아는 의료서비스 분야 투자회사인 노멘코를 공동 경영하고 있고, 차녀 카테리나는 모스크바 대학 과학연구진흥재단을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은 스베르방크와 모스크바 신용은행의 해외 자산을 동결한다. 아울러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와 석탄 수입을 모두 중단하고, 천연가스 구매도 이른 시일 내 중단키로 했다. 또한 러시아에서 철강 제품 수입을 중단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화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의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화상으로 연결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유럽연합(EU)은 신규 대러 제재에 대한 회원국 간 이견이 발생해, 이를 다시 논의키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전날 대러 추가 제재의 하나로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 등을 제안했으나, 제재 부과를 위해서는 EU 회원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로이터는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를 두고 분열한 EU가 향후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제한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회원국들은 에너지 제재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연합이 석유 금수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는 거창해 보이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자유 민주주의 진영은 러시아산 석유를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