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위 당국자는 6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의 최대 은행을 전면 차단함으로써 러시아 금융에 가하는 충격을 비약적으로 높이겠다"며 대러시아 추가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스베르방크와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인 알파뱅크가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전면 차단된다. 이들 기관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은 해당 기관과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거래를 할 수 없다.
에너지 분야에 한정됐던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가 전 분야로 확대돼 전면 금지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성인인 두 딸 등 러시아 핵심 인사들 및 그들의 가족들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이 푸틴 대통령의 두 딸을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은 푸틴 대통령의 자산 상당수가 가족들에 의해 은닉돼 있다고 판단해서다.
영국은 스베르방크와 모스크바 신용은행의 해외 자산을 동결한다. 아울러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와 석탄 수입을 모두 중단하고, 천연가스 구매도 이른 시일 내 중단키로 했다. 또한 러시아에서 철강 제품 수입을 중단한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전날 대러 추가 제재의 하나로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 등을 제안했으나, 제재 부과를 위해서는 EU 회원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로이터는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를 두고 분열한 EU가 향후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제한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회원국들은 에너지 제재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연합이 석유 금수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는 거창해 보이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자유 민주주의 진영은 러시아산 석유를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