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애초 목표는 단숨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한 뒤 우크라이나 정부를 친러시아 정권으로 교체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3주가 지나도록 이 같은 목표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더구나 서방은 러시아군 중 최소 7000명이 사망하고 2만명이 부상당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외신은 러시아군이 진격이 지지부진하자, 공격의 잔혹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상군의 사기를 북돋고 진군에 속도를 내기 위해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포격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마리우폴 점령을 통해 전쟁의 판세를 바꾸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하르키우와 오데사 등 전략적 요충지로 분류되는 도시들을 손에 넣지 못하자, 마리우폴을 포함한 이들 도시에 무차별 포격과 폭격을 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전술이 계속될 경우 우크라이나 국민은 길게는 수개월간 러시아군의 원거리 포격이나 폭격에 시달려야 한다.
다수 전문가는 러시아군이 향후 도시에 대한 무차별 폭격에 더 의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될 경우 민간인 사상자는 대거 늘어날 수 있다.
실제 3주째 포위된 마리우폴 거리엔 시신이 나뒹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마리우폴에서는 지난 16일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주민 1000명 이상이 대피해 있던 극장 건물이 붕괴한 데 이어 주민 400여명이 대피한 예술학교 건물이 파괴됐다.
러시아군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동원하는 것도 전쟁에 대한 초조함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군은 지난 3월 19일 저녁과 20일 아침 이틀 연속 극초음속 미사일인 Kh-47M2 '킨잘'을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에 발사했다. 이와 관련,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러시아군의 진격이 일부 교착에 빠지면서 이를 타개하려는 셈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