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정유사들의 실적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중국의 1분기 수출 쿼터 축소로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얘상되고 있어 정제마진 상승과 이에 따른 정유사들의 이익도 증가가 예상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대표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GS, 에쓰오일(S-OIL) 주가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0.76%, -0.62%, -1.04%를 기록했다.
정유사들의 주가 상승 배경은 정유업체들의 실적을 가늠짓는 정제마진 상승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1월 첫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5.9달러로 작년 12월 평균인 5.6달러 대비 0.3달러 상승했다. 특히 이는 지난해 1분기 평균인 배럴당 1.8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비·운영비 등을 뺀 금액을 말한다. 이는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통상 배럴당 4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이를 밑돌 경우 원유를 정제할수록 손해를 본다.
작년 초 배럴당 정제마진은 1달러대 수준에서 지난해 9월에는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4달러선을 돌파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0월에는 배럴당 8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출현과 코로나 확산세에 따른 공장가동 저하 등의 우려로 11월에는 배럴당 3달러 수준까지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중국의 1분기 석유 수출쿼터량 축소로 아시아 정제마진의 상승이 점쳐졌으며 실제 견조한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정제마진 상승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제마진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으로 올해는 2015년 레벨이었던 스폿(Spot) 기준 평균 10달러 마진을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여건”이라며 “신흥국 산업활동 재개에 따른 디젤 수요 회복과 중국 구조조정 지속 등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최근 탄소감축과 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2022년 1차 석유제품 쿼터를 전년동기 대비 56% 축소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중국발 공급부담 완화로 연결되는 만큼 마진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유진 연구원은 “2021년 6월부터 실행된 2차 원료 소비세 부과로 블렌디드 가솔린 및 경유 생산이 감소한 만큼 국영사들도 수출보다 내수판매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에 중국 현지에서는 2022년 총 수출쿼터를 20~40% 감축할 가능성이 나오는 등 정유사에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중국이 올해 첫 번째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전년대비 56% 축소하면서 중국발 아시아 공급과잉 압력이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제마진 호전에 따른 아시아 정유사 가동률 상향의 증거가 뚜렷하게 포착되고 있어 정유사 입장에서는 가동률 상승에 따른 물량 출회 리스크가 해소되는 등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