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최근 3개월 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518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2563억)보다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1주일 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2648억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4.9% 하향 조정된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1주일 사이에 1조3126억원에서 1조2996억원으로 낮아졌다. 이는 최근 다수의 증권사들이 4분기 LG생활건강의 실적을 어닝쇼크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일제히 목표가를 하향조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면세 매출 감소가 확대됨에 따라 화장품 부문 이익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 일제히 목표 주가를 낮춘 배경으로 ‘다이궁 마진 축소에 따른 면세 매출 위축’이 꼽힌다. 12월 다이궁은 화장품의 무리한 할인을 요구했고 LG생활건강이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면세 부문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중국 소비 상황이 좋지 않았고 중국 내에서 애국 소비를 지향하는 ‘궈차오(國潮)’ 열풍이 불면서 한국 화장품 수요가 주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 내에서 중국 화장품 브랜드의 점유율은 2020년 30%를 넘어섰고 꾸준히 성장 중이다.
그간 LG생활건강의 매출 비중을 보면 중국 시장과 면세 부문 의존도가 높았다. 지난해 3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은 전체의 54% 수준이며, 이 중 면세점 매출은 30~40%가량을 차지한다. LG생활건강의 중국 매출 비중은 15% 이상이다.
다만,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후가 지속 성장하고 있고 중국이 여전히 중요한 시장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 보겠다는 입장이다.
또 올해는 중점 추진사항으로 글로벌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 공략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후’ 브랜드의 북미시장 진출을 위해 북미 고객들이 선호하는 향과 용기 디자인을 적용한 신규라인을 강화하고, 채널면에서는 REACH 인수를 통해 확보한 오프라인 리테일러와의 관계를 확대하는 동시에 지난해 인수한 알틱폭스(Artic Fox)의 디지털 역량을 활용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외부에서 중국 화장품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가장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올해도 중국에서 럭셔리 고급화 라인과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중국시장과 더불어 북미 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