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 변이가 나타났다는 한 연구 결과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전파력과 병원성(위중증·사망률) 모두 강력한 델타 변이(B.1.617.2)에 최근 높은 전파력으로 우려를 낳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B.1.1.529)가 섞인 잡종 변이인 '델타크론(Deltacron)'이 나왔다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키프로스공화국(이하 키프로스) 연구진의 '델타크론' 발견 보고를 놓고 세계 과학계가 논쟁에 빠졌다고 전했다. 본지 역시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 교수의 자문을 받아 해당 연구의 타당성을 검토했다.
당시 코스트리키스 소장은 "오미크론과 델타에 동시 감염된 사례에서 두 종류가 결합한 변종을 발견했다"면서 "우리는 델타 변이의 유전적 기반에서 오미크론과 유사한 유전적 특질을 확인했기에 이를 '델타크론'이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해당 변이 안에 오미크론에서 발견됐던 10개의 돌연변이 특질을 확인하고 감염 사례로 추정되는 총 25개의 검체를 유전자 정보 공유 플랫폼인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들 검체 중 11개 검체는 코로나19 감염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로부터, 나머지 14개는 일반군(general population)에서 체취했는데, "신종 변이의 발생 빈도가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 사이에서 더 높았다"고도 부연했다. 이에 대해, 코스트리키스 소장은 "해당 변이가 (이전 변이보다) 독성이 더 강하거나 전염성이 더 클지, 또는 델타와 오미크론보다 더 우세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델타크론이 오미크론도 대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키프로스 연구진의 해당 발표는 각국 언론을 통해 재보도되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미컬리스 하지판텔라스 키프로스 보건장관은 이에 대해 "자국 연구진의 획기적인 발견이 세계적인 관심사가 될 것"이라면서 추켜세우는 한편 "아직 우려할 만한 단계는 아니며, 다음 주 중 기자회견을 통해 더 자세한 내용을 전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영국 연구진 등이 실험 과정에서 생긴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는 반박을 내놓자, 코스트리키스 소장은 9일 블룸버그에 이메일을 통해 해당 주장들이 정당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코스트리키스 소장은 "해당 샘플은 연구진의 분석 외에도 여러 국가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시퀀싱 처리가 된 것들"이라면서 "GISAID에 보고된 샘플 중 적어도 이스라엘에서 체취한 최소 하나의 검체는 '델타크론'이라는 유전적 특질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요인들은 델타크론이 기술적 오류라는 추정적인 진술(문서화되지 않은 진술)을 반박한다"면서 "우리의 발견 사례는 실험실에서 발생한 오류(단일 재조합 사건의 결과)가 아닌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획득하려는 '진화적 압력'을 나타낸다"고 재반박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소속의 톰 피콕 박사는 "델타 변이에 오미크론의 유전자 서열이 섞였다는 보고가 이어져왔지만, 대다수는 샘플의 오염 또는 동시 감염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번 사례의 경우 "꽤 명백한 오염 사례로 보이며, 아직까지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는 명백한 신호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체로 이런 사례들이 체취와 유전자 분석 과정에서 각각에서 두 종류의 유전자가 섞이는 이유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실에서 실수로 유전자 샘플이 섞였을 가능성뿐 아니라, 특히 입원환자 검체의 경우, 다양한 종류의 병원체가 존재하는 병원에서 체취한 특성상 체취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가 섞이기 쉽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피콕 박사는 "실제 유전자 재조합체(혼종 변이)가 발생하려면 한 변이의 유행이 본격화한 후 몇 주~몇 달이 지나야 경향이 나타난다"면서 아직까진 델타크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계통에 묶이지 않으며 추가적인 독립 분석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피콕 박사는 델타크론의 발생 가능성에 회의적인 견해를 내보이기도 했다. 전파력이 높은 유전적 특질을 가진 오미크론이 델타와 혼합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인지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유전학적 원리에서 병원성과 전파력은 반비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즉,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으로선 병원성이 높은 특질을 가진 델타 변이와 섞일 논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추정이다.
영국 버밍엄대학 닉 로만 미생물·유전체학 교수와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코로나19 전문가인 쿠르티카 쿠팔리 박사 등도 키프로스 연구진의 발표가 '진짜'가 아닌 '기술적 인공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로만 교수는 "유행하는 병원체의 변이가 여러 종류일 때에만 바이러스 재조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델타크론의 가능성이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키프로스 연구진의 발견은 바이러스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분석(DNA 게놈 시쿼싱)하며 발생한 '기술적 인공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키프로스 연구진이 보고한 검체 샘플이 델타 변이의 표본에 오미크론 유전체의 파편이 섞인 오염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시 설 교수는 '오미크론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감기 바이러스(HCoV)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재조합을 통한 혼종'이라는 외신 보도에 대해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란 걸 쉽게 알 수 있다"면서 "이는 '개가 쥐를 새끼로 출산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꼴"이라고 비판했는데, 이번 사례 역시 같은 원리라고 지적했다.
유전학적으로 유전자 재조합이 발생하는 원리(혼종 기전)가 코로나19를 비롯한 모든 코로나바이러스에선 발생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들 원리는 각각 △상동 재조합(Homologous recombination) △유전자간 이어맞추기(Trans-splicing·트랜스 스플라이싱) △재배열(reassortment)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단 하나의 RNA(리보핵산)를 보유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DNA(디옥시리보핵산) 수준에서 일어나는 상동 재조합 과정은 애초에 성립할 수 없다. 또한, 여러 개의 RNA가 있어야 발생할 수 있는 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정인 유전자간 이어맞추기·재배열도 모두 유전학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유전자간 이어맞추기가 일어날 순 있어도, 이를 통해 생긴 혼종 RNA에는 바이러스의 완전한 유전정보가 부족하기에 정상적인 바이러스로 살아남을 수 없다. 또한 유전자 재배열 역시 불가능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종류를 불문하고 오로지 한 개의 RNA만 갖기 때문이다.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 모두 단 하나의 RNA를 가진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벗어나지 않았기에, 이는 여전히 동일하게 적용되는 내용이다. 혼종 기전이 발생한다손 치더라도, 바이러스가 살아남지 못하거나, 여전히 각각은 델타 변이거나 오미크론 변이라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다.
델타크론의 발견?...'코로나19의 유전적 진화' 주장
앞서 지난 7일 키프로스 대학 생명공학·분자바이러스학 연구소의 레온디오스 코스트리키스 소장 등 연구진은 현지 시그마TV 인터뷰를 통해 해당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코스트리키스 소장은 "오미크론과 델타에 동시 감염된 사례에서 두 종류가 결합한 변종을 발견했다"면서 "우리는 델타 변이의 유전적 기반에서 오미크론과 유사한 유전적 특질을 확인했기에 이를 '델타크론'이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해당 변이 안에 오미크론에서 발견됐던 10개의 돌연변이 특질을 확인하고 감염 사례로 추정되는 총 25개의 검체를 유전자 정보 공유 플랫폼인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키프로스 연구진의 해당 발표는 각국 언론을 통해 재보도되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미컬리스 하지판텔라스 키프로스 보건장관은 이에 대해 "자국 연구진의 획기적인 발견이 세계적인 관심사가 될 것"이라면서 추켜세우는 한편 "아직 우려할 만한 단계는 아니며, 다음 주 중 기자회견을 통해 더 자세한 내용을 전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영국 연구진 등이 실험 과정에서 생긴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는 반박을 내놓자, 코스트리키스 소장은 9일 블룸버그에 이메일을 통해 해당 주장들이 정당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코스트리키스 소장은 "해당 샘플은 연구진의 분석 외에도 여러 국가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시퀀싱 처리가 된 것들"이라면서 "GISAID에 보고된 샘플 중 적어도 이스라엘에서 체취한 최소 하나의 검체는 '델타크론'이라는 유전적 특질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요인들은 델타크론이 기술적 오류라는 추정적인 진술(문서화되지 않은 진술)을 반박한다"면서 "우리의 발견 사례는 실험실에서 발생한 오류(단일 재조합 사건의 결과)가 아닌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획득하려는 '진화적 압력'을 나타낸다"고 재반박했다.
'실험실 오류'일 가능성 높다··· '유전자 재조합조차 불가능' 지적도
한편, 영국 연구진들은 키프로스 연구진의 '델타크론' 검출 과정에서 '실험적 오류'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검체를 체취하거나 유전자 분석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샘플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소속의 톰 피콕 박사는 "델타 변이에 오미크론의 유전자 서열이 섞였다는 보고가 이어져왔지만, 대다수는 샘플의 오염 또는 동시 감염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번 사례의 경우 "꽤 명백한 오염 사례로 보이며, 아직까지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는 명백한 신호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체로 이런 사례들이 체취와 유전자 분석 과정에서 각각에서 두 종류의 유전자가 섞이는 이유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실에서 실수로 유전자 샘플이 섞였을 가능성뿐 아니라, 특히 입원환자 검체의 경우, 다양한 종류의 병원체가 존재하는 병원에서 체취한 특성상 체취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가 섞이기 쉽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피콕 박사는 "실제 유전자 재조합체(혼종 변이)가 발생하려면 한 변이의 유행이 본격화한 후 몇 주~몇 달이 지나야 경향이 나타난다"면서 아직까진 델타크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계통에 묶이지 않으며 추가적인 독립 분석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피콕 박사는 델타크론의 발생 가능성에 회의적인 견해를 내보이기도 했다. 전파력이 높은 유전적 특질을 가진 오미크론이 델타와 혼합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인지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유전학적 원리에서 병원성과 전파력은 반비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즉,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으로선 병원성이 높은 특질을 가진 델타 변이와 섞일 논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추정이다.
영국 버밍엄대학 닉 로만 미생물·유전체학 교수와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코로나19 전문가인 쿠르티카 쿠팔리 박사 등도 키프로스 연구진의 발표가 '진짜'가 아닌 '기술적 인공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로만 교수는 "유행하는 병원체의 변이가 여러 종류일 때에만 바이러스 재조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델타크론의 가능성이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키프로스 연구진의 발견은 바이러스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분석(DNA 게놈 시쿼싱)하며 발생한 '기술적 인공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키프로스 연구진이 보고한 검체 샘플이 델타 변이의 표본에 오미크론 유전체의 파편이 섞인 오염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원리상 애초에 불가...하나의 RNA에선 유전자 재조합 안돼"
한편, 설 교수는 1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발표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내용"이라면서 "단 하나의 RNA(리보핵산)을 가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상 유전자 재조합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는 앞서 설 교수가 지난달 6일 본지와의 인터뷰([아주 정확한 팩트체크] '오미크론=감기+코로나19?' 외신도 오보... "유전학적으로 불가능")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이다. 당시 설 교수는 '오미크론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감기 바이러스(HCoV)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재조합을 통한 혼종'이라는 외신 보도에 대해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란 걸 쉽게 알 수 있다"면서 "이는 '개가 쥐를 새끼로 출산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꼴"이라고 비판했는데, 이번 사례 역시 같은 원리라고 지적했다.
유전학적으로 유전자 재조합이 발생하는 원리(혼종 기전)가 코로나19를 비롯한 모든 코로나바이러스에선 발생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들 원리는 각각 △상동 재조합(Homologous recombination) △유전자간 이어맞추기(Trans-splicing·트랜스 스플라이싱) △재배열(reassortment)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단 하나의 RNA(리보핵산)를 보유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DNA(디옥시리보핵산) 수준에서 일어나는 상동 재조합 과정은 애초에 성립할 수 없다. 또한, 여러 개의 RNA가 있어야 발생할 수 있는 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정인 유전자간 이어맞추기·재배열도 모두 유전학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유전자간 이어맞추기가 일어날 순 있어도, 이를 통해 생긴 혼종 RNA에는 바이러스의 완전한 유전정보가 부족하기에 정상적인 바이러스로 살아남을 수 없다. 또한 유전자 재배열 역시 불가능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종류를 불문하고 오로지 한 개의 RNA만 갖기 때문이다.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 모두 단 하나의 RNA를 가진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벗어나지 않았기에, 이는 여전히 동일하게 적용되는 내용이다. 혼종 기전이 발생한다손 치더라도, 바이러스가 살아남지 못하거나, 여전히 각각은 델타 변이거나 오미크론 변이라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