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향후 민간소비 회복 모멘텀 평가)를 통해 "방역정책 전환에 따라 대면 소비가 최근 빠른 회복을 지속하고 있고 내년에는 국외소비도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간소비 회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정부의 방역정책 전환이다. 한은은 "지난달 이후 심야 시간 이동량이 크게 증가했고 대면서비스 신용카드 지출도 숙박‧음식 등을 중심으로 크게 늘면서 4차 확산 이전 수준을 상회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달 들어 사적모임 인원 제한 등 방역조치가 다시 강화되면서 소비 회복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됐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향후 단계적 일상회복으로의 방역정책 전환이 계속 이행될 경우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뎠던 예술과 스포츠, 여가를 중심으로 경제주체들의 소비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상당규모 누적된 가계저축 역시 대면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펜트업(pent-up)'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했다. 펜트업이란 외부 요인에 의해 억눌린 소비가 분출하는 현상을 뜻한다. 한은은 "가계흑자율을 보면 코로나19 재확산과 정부 소득지원 등으로 가계저축이 크게 늘어나 상당한 규모의 초과저축이 누적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회복에 있어 코로나19 확산세 지속으로 인한 방역정책 불확실성,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 구매력 저하 등 하방 리스크 요인도 상존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럼에도 그간의 학습효과와 높은 백신접종률, 최근 농산물가격 상승세 완화 및 유류세 인하 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제약이 완화되고 민간소비 회복 모멘텀 역시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한은은 "축적된 가계구매력이 소비회복을 뒷받침하면서 내후년까지 민간소비 증가율이 장기 평균(연 2.4%)을 웃돌 것"이라며 "리스크의 크기와 현실화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민간 소비가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회복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