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는 13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메트로 마닐라에서 실시되고 있는 새로운 외출・이동제한 조치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5단계로 구성된 경계단계 중 두 번째로 엄격한 현행조치(4단계)를 1단계 하향, 16일부터 31일까지 적용한다. 최근 신규 감염자 수가 대폭 감소돼 의료공급체계도 개선되고 있다. 이번 규제완화로 크리스마스 기간 소비회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조만간 최종 승인할 예정. 신종 코로나 대책본부는 14일에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감염상황이 호전된 점을 감안해 조기에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16일부터 시민의 이동제한이 완화되며, 각 지자체가 규정한 연령기준에 따라 외출이 가능하게 된다. 현재 외출가능 연령은 18~65세로 규정되어 있다.
사무직종과 대부분의 제조업은 100% 활동이 허용되고 있으나, 규제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외식업과 관광업 등은 이번 완화조치로 활동의 폭이 확대된다. 현재 금지 또는 대폭 제한되고 있는 경제활동은 대부분 평소의 30%까지 가능해진다. 다만 바(BAR)를 비롯한 사람이 밀집되는 업종은 계속 영업이 금지된다.
음식점 실내취식은 백신접종을 조건으로, 정원의 30%까지 허용된다. 현재는 20%까지 허용되고 있다. 학교 대면수업 및 실외 관광시설, 기업의 회의 등도 정원의 30%까지 허용된다. 다만 경제계로부터 “완화의 폭이 너무 작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의 신규감염은 대폭 감소되고 있으며, 최근 하루 2000명을 밑돌고 있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절정기였던 9월의 약 6000명에 비하면 상황이 호전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중증환자 집중치료실(ICU) 사용률도 65%로 적정수준으로 향해 가고 있다.
필리핀대학 등으로 구성된 싱크탱크 OCTA리서치는 수도권의 신규감염 감소추세는 전 주 대비 20~30%로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달중에 7일 평균으로 하루 1000명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같은 신규감염자 수 감소는 백신접종의 확대로 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으나, 일각에서는 PCR검사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은 백신 접종률은 현재 대상인구의 77%로 높은 수준. 연말까지 9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시아 최대 기독교 국가인 필리핀은 9월부터 12월까지가 크리스마스 기간이다. 연말까지가 1년 중 소비가 가장 활발한 시기다. 개인소비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필리핀은 활동규제 수준이 경기에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조이 콘셉시온 대통령 고문은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평소의 50%까지 허용되는 2단계 조기 하향을 주장하면서, 기업이 크리스마스 전까지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상여지급을 할 수 있는 환경을 확실하게 조성하는 등 소비활성화를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