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영남대학교에 따르면 서로 다른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여 창조한 ‘영남대학교 메타버스(Metaverse) 캠퍼스’가 연일 화제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남대 마인크래프트 서버 ‘YUMC(Yeungnam Univ. Minecraft Server)’ 동아리다. 이들은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인 ‘마인크래프트(마이크로소프트사의 메타버스 게임)’를 활용해 영남대학교 캠퍼스를 만들었다.
지난해 2월 창립한 YUMC의 회원은 벌써 300명에 달한다. 동아리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협력해 현실 세계의 영남대 캠퍼스를 메타버스에 그대로 옮겨놓았다. 영남대를 상징하는 중앙도서관을 시작으로 학생회관, 노천강당, 천마아트센터, 국제교류센터 등 주요 건물이 현실 세계의 모습 그대로 구축됐다. 캠퍼스의 건물 외관만 그럴듯하게 꾸민 것이 아니다. 도서관 열람실 내에 영남대 맛집, 수강신청 팁, 시험 정보 등 영남대 학생만이 알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실제 학생 개개인이 자유롭게 캠퍼스를 방문해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입학식은 물론, 군 입대 송별회와 같은 각종 교류 모임과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영어영문학과 4학년 이보경 씨는 “올해 3월 21학번 신입생 입학식을 메타버스에서 개최했다.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입학식을 갖지 못한 신입생들을 위해 선배들이 준비한 입학식을 열어주고 싶었다. 입학식을 위해 2주 정도 밤샘 작업을 해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실내를 구축하고 신입생을 초청했다. 많은 신입생들이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대학 생활의 첫 관문인 입학식을 메타버스로 진행해 YUMC 동아리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입학한 박관규(가족주거학과 2학년)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입학하자마자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실제 캠퍼스보다 마인크래프트로 구축된 영남대 캠퍼스를 먼저 방문했다. 메타버스에서 영남대 캠퍼스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는데, 이후 영남대 캠퍼스를 실제 방문했을 때, 마인크래프트 속 영남대 캠퍼스와 똑같은 모습이어서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YUMC를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대학 동아리로 본다면 잘못된 생각이다. 메타버스 업계에서는 취미를 공유하는 대학 동아리 수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한다. 최근 대기업으로부터 프로젝트를 제안 받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력도 갖고 있다. YUMC는 LG전자로부터 사내 교육프로그램 수료식을 위한 메타버스 구축과 행사 진행 제안을 받고, 약 2개월간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회사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YUMC가 진행한 ‘메타버스 입학식’이 메타버스 관련 커뮤니티 및 전문 연구자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 메타버스 전문가가 LG전자에 YUMC를 추천하며 이루어진 것이다.
서승완 대표는 “단순히 온라인에서 가상의 공간을 구축하는 게임이 아니다. MZ세대들은 이 공간에서 모임도 하고, 행사도 개최하며 오프라인과 동일한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강조하며 “YUMC가 이제 막 시작하는 동아리이지만, 전문성을 가진 회원들이 많다.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뭉친 동아리인 만큼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많다. 인문학 강의나 캠퍼스 투어 등 다양한 행사를 영남대 메타버스 캠퍼스에서 진행할 수 있다. 메타버스를 접목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