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2년 실거주 없어지자 대치은마 전·월세 물량 80% 급증

2021-07-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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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올렸던 전셋값보다 1억원 넘게 내린 매물 나오기도

"전셋값 하락을 불러올 만큼의 물량은 나오지 않을 것"

대치동 은마 아파트 전경. [사진=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재건축 2년 거주 의무 조항이 사라지자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일부 재건축 아파트에서 전·월세 매물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은마아파트 전·월세 물량은 278건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12일(154건) 대비 124건(80%) 증가했다. 특히 전세는 12일 74건에서 이날 163건으로 89건(120%) 증가했으며 월세는 80건에서 35건(43.75%) 증가한 115건으로 조사됐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은마아파트를 보유 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산가"라며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가 없다면 노후화한 아파트에 굳이 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마포구 성산동의 성산시영아파트도 전세매물이 지난 12일 20건에서 이날 40건으로 두 배 늘었으며 월세도 12건에서 29건으로 17건 늘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6·17 부동산대책에서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아파트의 조합원이 2년 이상 거주하지 않으면 분양권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 일부 집주인은 세입자와의 재계약을 거부하고 직접 거주를 선택했다.

​은마아파트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가 예고된 뒤, 저렴한 가격에 전세를 살던 세입자들이 쫒겨나는 현상이 꽤 있었다"며 "이주는 늘어나는데 임대차3법 등으로 전세매물이 줄며 전셋값이 올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최고 6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던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올 6월에는 9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 방침이 철회되면서 가격을 낮춘 매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을 보면 지난 16일 7억7000만원에 올라왔던 전용 76㎡(2층) 전세는 이날 8000만원 내린 6억9000만원에 다시 올라왔다. 또 지난 9일 9억8000만원에 나왔던 전용 76㎡(14층)도 1억1000만원 내린 8억7000만원에 올라와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재건축 단지에서 매물이 나오더라도 전체 부동산 시장의 전셋값 하락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아파트들에서 전·월세 공급이 소폭 늘어나며 해당지역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전셋값 하락을 불러올 만큼의 물량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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