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대한민국] ⑰ 코로나 없는 메타버스에서 만나요

2021-07-10 07:52
  • 글자크기 설정

비대면이 기본인 가상공간 '메타버스', 코로나 시대에 주목받아

민간부터 정부까지 메타버스 적극 활용 나서...투자자도 관심

무한한 가능성 있지만 신종 범죄 등 역기능도 조심해야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한민국 사회·경제의 모습을 180도 바꿨다. 더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달라진 대한민국의 모습을 연재를 통해 조망한다.

지난 8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된 강원도 춘천에서 한 공공기관이 창립기념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방역 수칙 기준인 50명 이상이 참석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같은 날 한 대기업 교육 현장에는 신입사원 약 200명이 모였다. 이는 모두 '메타버스'에서 일어난 일이다.

10일 IT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각종 대면 행사가 취소되는 대신 비대면을 바탕으로 한 ‘메타버스’가 주목받는 중이다.

메타버스란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메타버스 주요 기술로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5G 기술 등이 있다.
 

건국대학교 제53대 총학생회 '공:간'이 제작한 가상공간 캠퍼스 'KONKUK UNIVERSE' 화면. [사진=유튜브 채널 '건국대학교 총학생회' 갈무리]


대학가는 코로나 팬데믹 동안 메타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곳 중 하나다. 올해 순천향대는 2021학년도 신입생을 위한 입학식과 오리엔테이션, 2022학년도 대입 설명회 등 주요 행사를 메타버스로 구현된 캠퍼스에서 진행했다. 건국대와 숭실대는 캠퍼스를 3D로 구현한 가상공간에서 게임 형식의 축제를 열었다. 건국 유니버스(가상공간 캠퍼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대학 시절이 생각난다”, “아이디어가 좋다”, “참신하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신입사원 교육에 가상현실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도입했다. 약 200명의 신입사원은 RPG게임 형태의 온라인 가상공간으로 구성된 메타버스 교육장에서 자신의 아바타로 LG디스플레이 주요 사업장을 돌아다니며 견학했다. 교육에 참여한 한 신입사원은 “코로나로 인해 동기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비록 가상공간이지만 동기들과 함께 교육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학 시절 들었던 온라인 수업과 달리 흥미롭게 교육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와 공공기관도 메타버스 활용에 나섰다. 지난 7일 서울시설공단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현실 사무공간을 재구성하고 ‘노사 합동 청렴실천 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이 열린 메타버스 플랫폼 ‘개더 타운’에는 노사 관계자 50여명이 아바타로 참석해 협약식을 지켜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 민간과 공공기관이 함께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주도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과기부는 “기업 간 메타버스 과제 공동 발굴, 기획을 촉진하고 개발자 교육, 콘텐츠 제작, 기업 성장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민간에 이어 정부까지 메타버스에 관심을 보이자 투자자도 몰렸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메타버스, 새로운 디지털 전쟁터’ 보고서를 통해 “현재 미국에서는 페이스북의 관심이 가장 높으며 VR, AR을 통한 메타버스 구현에 힘쓰고 있다. 중국에서는 텐센트가 이미 투자 지원을 받은 플랫폼, 콘텐츠 업체들과 수평적인 밸류체인을 구축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서비스가 급격히 디지털로 전환돼 콘텐츠 양이 단기간에 풍부해졌고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 거부감이 줄어든 것은 성장할 수 있는 포인트다”라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타버스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역기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메타버스는 엄연한 가상공간인 만큼 현실 세계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예측되는 메타버스의 역기능으로 △정보격차 △기술 오남용 △윤리 문제와 신종 범죄 △가상세계에서만 생활하는 ‘메타폐인’ △데이터 편향성으로 인한 각종 차별 등을 꼽았다.

한민구 한림원 원장은 “메타버스로 인해 발생하게 될 변화의 폭과 깊이는 매우 클 것”이라며 “메타버스의 구현과 활용을 위한 극복 과제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변화에 미리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