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일제히 봉하마을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참석해 통합 행보를 보였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자리했다.
이번 추도식은 '그리움이 자라 희망이 되었습니다'는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권양숙 여사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대표 헌화로 시작했다.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이 꿈꾸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님이 꿈꾸셨던, 반칙과 특권이 없고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람 사는 세상'은 우리 모두의 이상이 됐다"며 "민주당은 국민과 손잡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그러셨듯 호시우행(虎視牛行), 호랑이처럼 예리한 시선을 가지고 소와 같이 우직한 발걸음으로 전진하겠다"며 "국민이 앞서가면 걸음을 빨리하고 국민이 늦추면 끈기 있게 소통하겠다. 민심에 귀 기울이고 단호하게 혁신하는 유능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야당은 집권 여당이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소통과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추모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좀 더 개방적인 통 큰 소통과 진영논리를 넘어선 통합의 정신이 아쉬운 요즘 시점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남기신 그 뜻을 우리의 이정표로 삼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병길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은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셨다. 그러나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던 문재인 정권의 구호는 허공 속 메아리가 돼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지금처럼 일방통행식 국정운영과 힘으로 밀어붙이는 '입법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국민통합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2주기를 맞아 소통과 통합의 정치를 복원하는 시작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