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드리운 산업계] 수치는 호황인데... 비상경영 못 접는 기업들

2021-05-0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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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가동했던 비상경영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총수 구속과 부품난 등 기업별 돌발 이슈에 더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성도 커지면서 위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실적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계태세는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다.

실제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는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한해를 시작했다.

이 덕분에 올해 1분기 수출액은 역대 최대를 찍었다. 총 1467억 달러로 역대 1분기 최대치다. 연간 수출액 전망치도 오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 등을 반영해 올해 연간 수출액을 지난해 대비 18.1% 증가한 6053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현실화되면 역대 최고치가 된다.

하지만 호실적에도 기업들은 활짝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각종 악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으로 통상환경이 급변한 가운데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은 이러한 변화에 마땅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가 미국·중국 등 주요국에 진출한 국내기업 301개 사를 대상으로 '신 통상환경 변화 속 우리 기업의 대응상황과 과제'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다.

조사 대상 기업의 42.5%는 이러한 통상 변화로 기업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부담되는 통상 이슈는 '미중갈등'이라는 응답이 40.9%로 가장 많았고, '환경기준 강화'(25.2%), '비관세장벽 강화'(24.3%), 노동기준 강화'(11.0%), '글로벌 법인세 등 과세부담 가중'(9.6%) 등의 순이다.

미국 진출 기업은 '원산지 기준 강화'(24.3%)를 가장 우려했다. 이어 '비관세장벽 강화'(22.2%), '반덤핑 등 수입규제 강화'(18.5%), '환경·노동 등 규제 신설·강화'(15.3%), '동맹국 위주의 경제협력 강화'(14.3%), '글로벌 법인세 도입 등 과세부담 가중'(4.8%) 등의 순이었다.

중국 진출 기업은 '미국의 대중국 강경기조 확대'(41.7%)를 가장 큰 부담으로 꼽았다. '안보 강화'(20.6%)와 '사드 영향 지속'(19.4%) 등도 위협요소로 봤다. EU 진출기업들은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환경기준의 강화'(34.1%)와 '비관세장벽 강화'(30.3%), 'EU 내 생산공급 확대'(25.0%) 등을 불확실성으로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최근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코로나19의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의 디커플링, 금융시장의 긴축발작, 2차 유럽재정위기, 중국 내 불안 요인의 현실화 등을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저해 요소로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 경제의 유일한 경제 회복 동력인 수출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세계 경제 회복세에 적극 대응하면서 코로나19의 급격한 재확산으로 인한 더블딥이나 소프트패치 가능성에도 염두에 둔 수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역별 경기 회복 디커플링에 대응한 차별적인 시장 접근도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신흥시장 긴축발작 가능성에 대비해 대외 충격이 국내로 전이되는 것을 완화할 수 있는 대응 능력 확충이 필요하다”며 “선행위기 이후 후행위기가 연이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경제 상황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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