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대선 유력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호남에서도 대선주자 선호도가 가장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통상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겨진 호남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높은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여러 해석이 분분하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 지난 19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16일 조사)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37.2%의 선택을 받아 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지사(21.0%), 이낙연 전 대표(11.0%) 등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정치권에선 이런 결과의 배경을 놓고 이런저런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윤 전 총장이 5·18 학살의 주범 전두환씨에게 사형을 구형해 도피했던 일화를 이유로 설명했다.
서울법대 79학번 동기들이 출간한 ‘구수한 윤석열’에는 서울법대 재학 중이던 윤 전 총장이 전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던 일화가 실려있다. 윤 전 총장은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사건 직후 서울법대 형사법학회가 개최한 모의형사재판에서 전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윤 전 총장은 이것이 문제가 돼 수배를 받아 도피 생활을 하게 됐다.
책 집필에 참여한 동기는 “엄혹하기로 치면 박정희 독재시대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때였는데 겁이 없었다”며 “법을 배우는 법학도로서 원칙대로 구형한 것이었지만, 당시 사회분위기상 모의재판이라 하더라도 용인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해당 일화는 지난 2019년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을 때도 화제가 됐다. 윤 전 총장은 당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전씨의 행위가) 헌법을 침해한 중대범죄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2월엔 광주고등·지방검찰청을 방문해 “광주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정신을 깊이 새겨 현안 사건 공판의 공소유지에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당시 광주지법에서 전씨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이를 언급했던 것으로 해석됐다. 이렇게 형성된 윤 전 총장에 대한 호남의 호감이 문재인 정부와의 갈등 후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이 인사는 설명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