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욱·김임용 두명이 서로 자신이 회장이라고 주장하면서 소상공인연합회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의 밥그릇 싸움이 이어지는 동안 코로나19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소상공인의 현실은 뒷전이 됐다.
방아쇠는 지난해 배동욱 전 회장의 ‘춤판 워크숍’이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난해 6월 강원도에서 걸그룹을 불러 음주와 함께 춤판을 벌여 논란이 됐다. 소공연 회원 단체이면서 집행부에 소속된 일부 조합·협회 대표자들은 배 전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고, 소공연 예산으로 가족이 운영하는 화환업체에서 화환을 구매, 보조금으로 구매한 도서를 소공연 예산으로 포함시키는 등의 의혹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소공연 노동조합은 배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후 ‘소공연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돼 임시총회가 열렸고, 배 전 회장을 탄핵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배 전 회장은 법원에 소공연의 탄핵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올해 3월 22일부로 회장직을 되찾았다. 그런데 법원의 결정 후 일주일여 만에 임기가 끝났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배 전 회장의 임기를 8일 후인 29일까지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임용 수석부회장 체제가 맞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배 전 회장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김 권한대행은 배 전 회장의 주장을 반박하며 자신이 회장(대행)이라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서로의 비리의혹을 폭로하고, 고소고발이 난무했다.
지금은 코로나19 시국이다. 소상공인들은 지금 누가 소공연의 회장인지 중요하지 않다. 코로나19로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소상공인들에겐 소공연의 ‘회장님들 싸움’은 사치스러워 보인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화되는 데 소공연이 자신의 본분에 충실해 주길 바랄 뿐이다. 소공연의 자중지란이 지속될수록 결국 소공연의 ‘진짜 주인’ 소상공인들의 고통과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소공연은 지금의 갈등을 봉합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단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