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1~2등급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는 케이뱅크(3.04%)와 카카오뱅크(2.77%)가 가장 높았다. 이어 우리은행(2.70%), 하나은행(2.68%), 신한은행(2.52%), KB국민은행(2.42%) 순이다. 평균 대출금리 역시 케이뱅크(3.91%)와 카카오뱅크(3.09%)가 하나(3.04%), 우리(2.72%), 국민(2.63%), 신한(2.61%) 등 시중은행을 앞섰다.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도 마찬가지다. 평균 금리가 카카오뱅크는 3.54%, 케이뱅크는 3.47%로 국민(3.37%), 하나(3.34%), 우리(3.22%), 신한(2.89%) 등을 웃돌았다. 과거 성립됐던 “금리경쟁력은 무조건 인터넷은행이 앞선다”는 공식은 이제 확실히 무너져 내린 셈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고신용자 취급 비중은 가장 높았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전체 신용대출 중 금리 4% 미만 취급 비중이 무려 85.8%에 달했다. 전년 동기(83.1%)보다도 오히려 2.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4~5%대 대출(11.1%)을 더한 5% 미만 합산 비중은 96.9%에 이르렀다. 이는 사실상 저신용자 대상의 대출을 배제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4% 미만이 59.7%, 4~5% 미만이 19.7%에 각각 달했다. 이를 합산하면 79.4%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서민 이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출범 취지와 달리, 정작 본인 배불리기 장사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도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소상공인·이차보전·새희망홀씨 등 공적 대출에 모두 불참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들이 앞다퉈 지원에 나섰던 것과는 대비되는 기조다. 두 은행의 경우 아직까지 기업 대출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소상공인 지원 등의 다양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향후 중금리 대출 확대를 공언한 상황이지만, 어느 정도의 실효성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선 “실질적 지원 효과를 내려면 (중금리 대출 취급 비중을) 최소한 지방은행의 중간 이상 수준까지는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광주은행의 경우 5~10% 금리 구간의 취급 비중이 60.7%에 달한다. 이어 전북은행 45.8%, BNK경남은행 37%, DGB대구은행은 28.8%, BNK부산은행 19.6% 순이다.
이와는 별개로 다양한 서민 지원을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2015년 이후 인터넷전문은행 시대 7년차를 맞이하는 시점에도 최대 기치 중 하나로 내세웠던 서민 금융의 질적 성장을 위한 노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상태”라며 “중금리 대출 역시 단순히 비중을 늘려가기보다, 저신용자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접근성과 편의성 등 다양한 요인들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