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숫자를 통해 확실히 증명된다. 이 회장이 삼성그룹을 이끈 약 27년간 시가총액은 350배 가까이 늘어났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집계 자료를 보면 이 회장이 취임한 1987년 9000억원에 불과했던 삼성그룹 시가총액은 이 회장이 쓰러진 해인 2014년 318조7634억원을 기록, 348배로 증가했다. 매출 역시 9조9000억원에서 338조6000억원으로 34배로 많아졌다.
자산은 8조원에서 575조1000억원으로 70배 넘게 늘어나 명실상부한 재계 1위를 차지했다. 임직원 규모도 10만여명에서 국내외 총합 42만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삼성의 수출 규모는 63억 달러에서 1567억 달러(2012년 기준)로 25배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13.3%에서 28.2%로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삼성그룹의 브랜드 가치도 상당하다. 미국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가 분석한 삼성전자의 2020년 브랜드 가치는 사상 최대인 623억 달러(약 71조원)를 기록했다. 순위도 처음으로 5위에 올랐다. 작년에 이어 미국 기업이 아닌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톱5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 회장 취임 후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배출한 역대 ‘월드 베스트’ 제품은 총 9개다. 점유율 기준 스마트폰(2012년·SA), 스마트카드 IC(2006년·ABI), 모바일 CMOS 이미지센서(2010년·TSR)와 매출액 기준 TV(2006년·디스플레이서치), 모니터(2007년·IDC), D램(1992년·아이서플라이), 낸드플래시(2002년·아이서플라이), 모바일AP(2006년·SA)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삼성은 ‘위기에 강한 기업’으로서 면모를 이건희 회장 재임 기간 내내 꾸준히 보여왔다. 1997년 한국경제가 맞은 사상 초유의 IMF 위기와 2009년 금융 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했다.
삼성그룹의 성장을 27년간 이렇게 괄목할 만하게 이끈 것은 이 회장의 차별화된 경영 비전이 이룬 결과물이란 설명이다. 특히 그가 강조한 ‘인간중시’와 ‘기술중시’를 토대로 한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하는 ‘신경영’이 지금의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외형적인 성장과 더불어 선진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전과 활력이 넘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경영체질을 강화하고 삼성이 내실 면에서도 세계 일류기업의 면모를 갖추도록 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