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는 지난달 30일부터 4거래일 연속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일 홍콩 항셍지수는 262.21포인트(1.09%) 상승한 2만4242.86로 장을 마쳤다. 나흘에 걸쳐 100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상승폭만 4.1%가 넘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태로 미국 추가부양책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게 홍콩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 6일 홍콩 시장에선 과학기술, 자동차, 의약주가 오름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중신궈지(中芯國際·SMIC) 주가가 전날 폭락을 딛고 하루 만에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과학기술주를 상승장으로 이끌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싱예증권과 궈펑증권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중국 경제활동이 정상 수순을 밟고 있는 반면, 아직도 경기 침체에 허덕이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막대한 유동성을 투입하고 있다며 중국 본토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도 홍콩 증시 매력을 높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이둥(张益东) 싱예증권 수석 글로벌 전략 애널리스트는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중국에서 홍콩 증시로 유동성이 유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증시와 홍콩 증시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항셍 AH 프리미엄 지수의 '본토 프리미엄'이 최근 3개월간 확대된 점도 한 몫했다. 항셍 AH 프리미엄지수란 중국 본토 A주와 홍콩 H주에 동시 상장된 종목들이 어디서 더 비싸게 거래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프리미엄 지수가 100이상이면 A주가 고평가 상태며, 100 이하면 H주가 고평가 상태다.
지난 29일 항셍 AH프리미엄지수는 148.88포인트로 10년 이래 최고점을 찍었다. 이는 A주가 H주보다 평균 48% 더 높게 거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원래 같은 회사라도 A주에 상장한 주식의 주가가 H주보다 비싸긴 하지만, 9월 들어 주가는 40% 넘게 차이가 나고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6월 폭등장 때나 나타났던 현상이다.
야페이 궈펑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기 회복세와 본토 A주의 높은 프리미엄이라는 배경 속에서 저평가된 홍콩 증시 종목을 저가로 매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