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중국 빅테크(대형 인터넷 기업) 실적이 줄줄이 발표된다. 게임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텐센트는 실적 개선감이 커지고 있지만,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최근 중국 내수 부진에 가격경쟁까지 불붙으며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또 다른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는 초저가 전략의 성공으로 실적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
'던파 모바일' 대박에···텐센트 실적 기대감↑
실적 발표 첫 주자는 중국 게임공룡 텐센트다. 14일(현지시간) 홍콩증시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애널리스트 1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종합한 결과 텐센트의 2분기 순익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8% 급증한 414억7000만 위안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7.8% 증가한 1609억 위안으로 관측했다. 블룸버그는 이보다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텐센트 매출과 순익 증가율 전망치는 각각 8.1%, 29.5%다 그동안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게임 사업 부문 실적이 반등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 노무라 증권은 최근 2분기 텐센트 온라인 게임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텐센트가 5월 중국서 서비스하기 시작한 넥슨의 대표 인기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흥행에 성공한 영향이 크다. 또 광고 플랫폼의 업그레이드, 동영상 서비스인 스핀하오(視頻號) 이용자 증가, 인공지능(AI)를 통한 데이터 분석력 증대 등에 힘입어 광고 사업 부문 매출도 17%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스핀하오는 텐센트가 최근 신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는 동영상 서비스로, 스핀하오를 활용한 고수익성 사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실적 개선 기대감에 텐센트 주가 흐름도 양호하다. 홍콩증시에서 올 들어 주가만 25% 넘게 뛰었다. 시티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기술에 대한 지속적 투자, 스핀하오 기반의 광고 증가 등에 힘입어 3분기 실적 전망은 더 밝다"고도 내다봤다.
저가경쟁에 순익 감소···알리바바 고품질로 방향 튼다
블룸버그는 알리바바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할인혜택과 광고에 큰 비용을 지출했음에도, 2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7% 증가하는 데 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저가 경쟁 영향으로 같은 기간 순익은 26.8% 하락이 예상됐다. 상장기업 투자 손실로 순익이 96% 급감했던 1분기보다는 개선된 수치다.
중국 경기 불황 속 기업 심리가 위축되며 산하 양대 쇼핑몰인 타오바오와 티몰 부문의 매출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해외 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의 양호한 성장세에 힘입어 국제 전자상거래 부문의 매출은 35% 가까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핀둬둬 공세에 맞서 저가 경쟁 대열에 합류했음에도 매출 증대 효과를 보지 못한 알리바바는 지난달 사실상 저가 전략을 포기하고 고품질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알리바바 플랫폼에는 중소 영세기업 중심의 핀둬둬와 달리 브랜드 입점사가 많은 데다가 구매력이 큰 VIP 고객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테무'가 일등공신···핀둬둬 실적 '갑절' 폭등 기대
반면, 알리바바와 최대 맞수인 핀둬둬의 초저가 공세는 효과를 내며 2분기 실적이 갑절로 뛰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핀둬둬는 아직 2분기 실적 발표일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8월 말쯤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핀둬둬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999억9000만 위안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순익도 97% 급등한 301억 위안으로 전망했다.
특히 산하의 해외직구 플랫폼 테무(TEMU)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핀둬둬 실적의 1등공신이 될 전망이다. 테무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200억 달러의 판매(GMV)을 거둬들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배 늘어난 수치다.
덕분에 핀둬둬 창업주 황정 회장은 얼마 전 중국 최고 부호 자리도 처음 꿰찼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12일 기준 황 회장의 재산은 502억 달러(약 68조원)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