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땀 흘려 번 돈을 저들(테무)이 날렸다."
"이제 갈 곳도, 착취당할 것도 없다."
초저가 전략을 앞세운 중국의 해외직구 플랫폼 테무의 '가혹한 벌금' 정책에 판매상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지난 29일 테무에 입점한 판매상 수백여명이 본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을 정도다.
중국 제일재경일보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테무 본사가 소재한 광둥성 광저우시 판위구 아오위안국제중심 건물 앞에는 테무에 입점한 판매상 수백명이 테무의 가혹한 벌금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판매상들은 고객이 불만을 신고하거나 환불을 요구하면 테무에서 거액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토로했다. 특히 올 들어 몇 개월 사이 벌금액이 급격히 늘었는데, 테무 측에서는 명확한 설명도 없었다고 했다.
판매상에 따르면 테무가 올 들어서만 판매상 279곳에 부과한 벌금액만 1억1400만 위안(약 217억50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 판매상은 반나절 동안 애프터서비스(A/S) 문제로 9건의 벌금 청구서를 받은 적도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과도한 벌금으로 현금 흐름에 문제가 발생해 근로자 임금도 지급하지 못하는 업체가 속출한다고도 했다.
테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상과의 계약서에 플랫폼 측이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제품은 판매상에 상품액의 최대 5배를 배상금으로 물을 수 있다는 A/S 조항을 새로 넣었다. 하지만 판매상들은 플랫폼의 품질 문제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 해외직구 플랫폼인 테무는 해외 고객의 반품 요구 시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반품 비용도 많이 들기 대문에 대다수 저가 제품에 대해 ‘제품 구매 후 90일간 반품 없이 무료환불’ 정책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판매상들은 고객의 환불 요구 원인에는 품질 문제 이외에 단순한 변심이나 사이즈 부정확 등의 이유가 있을 수도 있는데, 고객의 환불 요청이 발생하면 제품도 반품 받지 못한 채 벌금만 낸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테무 측에서는 'A/S 배상 준비금'이라는 명목으로 판매상의 자금 일부를 사전에 미리 동결해 거기서 벌금액을 차감하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사실 판매상들의 이러한 항의는 올 들어 수차례 이어졌다. 하지만 이처럼 수백명이 본사 앞에 몰려들어 대규모 시위를 벌인 것은 지난 7월 22일에 이어 이날이 두 번째였다. 이날 수십명의 판매상은 테무 본사 사무실에 직접 급습해 테무 임원진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테무도 30일 성명을 발표해 즉각 대응에 나섰다. 테무의 모회사인 핀둬둬는 성명에서 “판매상들이 테무가 규정에 따라 진행한 제품 품질 A/S 처리 방식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며 “판매상과 적극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테무 측의 한 관계자는 제일재경일보에 “판매상의 규제 위반 벌금은 소비자 보상에 활용되지, 테무가 벌금으로 돈을 벌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저가 제품에 대한 관세 장벽 리스크가 커진 데다가 이번 판매상 시위 문제도 터지면서 테무의 비즈니스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미국 나스닥에서 핀둬둬 주가는 지난 29~30일 이틀에 걸쳐 6%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가 2022년 9월 미국서 첫선을 보인 해외직구 플랫폼 테무는 초저가 무기를 내세워 현재 전 세계 7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 진출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약 200억 달러(약 27조원)로, 지난해 전체 매출 18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올해 테무의 매출이 540억 달러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테무는 판매상이 상품만 제공하면 창고보관·판매·배송·A/S까지 전 과정을 모두 책임지고 관리하되, 제품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다. 테무는 특히 저가 제품을 공급하는 판매상에 트래픽을 몰아주는데, 테무가 최근 입점업체를 대거 늘려 가격 경쟁을 심화시킴으로써 제품 가격을 후려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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