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 독감과 관련해 “전 국민에 예방접종을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5일 오후 충북 오송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독감 예방접종은) 방역 또는 역학적 논리상 전체 국민에 대한 접종 필요성이 낮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독감은 코로나19와 달리 타미플루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라는 치료제가 있다”며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에는 사실상 초기 의심 증상이 있을 때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해 유행을 억제할 수 있고 개별적인 치료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 1100만명분 이상을 비축하고 있으며 이 물량으로도 충분히 독감 유행을 통제할 수 있다고 방역당국은 부연했다.
또 방역당국은 당장 10∼11월에 접종해야 하는 독감 백신을 전 국민 접종 분량만큼 확보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고 전했다.
권 부본부장은 “백신은 단기간에 추가 생산하지는 못한다”며 “5∼6개월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지금 확보했거나 확보 중인 백신도 지난 3월부터 이미 생산을 시작해 공급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방역당국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가 뚜렷하지만, 속도가 더디다며 더욱더 각별한 주의와 함께 국민들의 방역 협조를 당부했다.
권 부본부장은 “국내 확진자 발생 양상을 보면 감소세는 틀림없지만, 속도는 생각보다 느린 상황”이라면서 “현재 상황이 지난 8월 중하순보다 호전됐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완할 때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행이 다시 고개를 들었던 악몽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로부터 회복하기까지 얼마나 큰 희생과 인내가 필요한지 우리 모두 이미 경험했다”며 “지금은 경각심을 늦출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어느 때보다 주의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국내 신규 확진자는 수도권의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 이후 한때 441명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이후 300명대, 200명대, 100명대로 점차 줄어들면서 이날로 13일 연속 100명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역 곳곳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관련 격리 중인 3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총 32명이 됐다. 추가된 3명은 환자가 2명, 가족 및 간병인이 1명이다.
지난 9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0~13일 나흘간 9명→9명→4명→6명 등이 추가로 확인된 이후 이틀 만에 추가 환자가 보고된 것이다.
이날 추가된 환자 이외에도 세브란스병원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선 일가족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증상이 가장 먼저 발생한 확진자가 신촌 세브란스병원과 관련해 9월 초 집단감염이 발생한 재활병동에서 환자를 간병한 사실이 파악됐다. 다만 현재 역학조사 등이 진행 중으로 병원과 이 환자 간 감염 선후관계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수도권에선 종교시설과 직장 등에서 집단감염이 추가로 발생했다.
서울 송파구(새말로) 우리교회에서는 지난 12일 지표환자 발생 이후 접촉자 조사 중 9명이 추가 확진돼 현재까지 총 10명이 감염됐다. 지표환자를 포함해 교회 관련 환자가 6명이며 확진자의 가족 및 지인이 4명이다.
서울 관악구 화장품 판매업소 에바다와 관련해 지난달 30일 지표환자 발생 후 5명이 추가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는 6명이다. 이외에 지난달 15일 서울 도심 집회 관련 확진자는 2명이 더 늘어 누적 581명이 확진됐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사업설명회와 방문판매업 등과 관련해 감염이 계속됐다.
대전에서는 건강식품설명회 관련 격리 중 2명이 추가로 확진돼 총 59명이 감염됐다. 경북에서는 칠곡군 산양삼 사업설명회와 관련해 1명의 확진자가 더 늘어 누적 확진자는 17명이다. 부산 연제구 오피스텔 방문판매업과 관련해 접촉자 조사 중 7명이 추가로 확진돼 총 8명이 감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