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뷰티업계가 역대급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2분기까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는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묻자 업계 관계자들은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코로나19 탓에 따이공(보따리상)을 비롯한 외국인 입국자의 발길이 뚝 끊기고, 주 매출 창구인 해외 수출도 쪼그라들었다. 일부 국가는 락다운(봉쇄조치)까지 무릅쓴데다, 위기 상황에서 생필품이 아닌 사치재에 대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K뷰티는 되살아날 수 있을까. K뷰티 최대 수출 국가는 중국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아세안 화장품 시장 진출 방안'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한국 화장품 수출액 중 중화권 수출 금액은 전체의 3분의 2 가까이 차지한다. 그러나 코로나가 발병하기 이전인 지난해에도 이미 중국에서 화장품 수입액은 일본, 프랑스 등 뷰티 선진국에 뒤쳐졌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과 국제무역센터(ITC)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화장품 시장의 국가별 수입액은 일본이 36억5815만 달러로 1위, 프랑스가 33억2687만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33억2251만 달러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중국 정보통신(IT) 기업 텐센트가 발표한 'C뷰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의 점유율이 56%다. 럭셔리 브랜드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고는 하나,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전만큼은 아니다. 중국 상반기 최대 온라인 할인 행사인 6.18 쇼핑축제의 결과를 보면 티몰 판매량 기준 10위권 안에 든 국내 뷰티 브랜드는 LG생활건강의 '후'뿐이었다. 미국, 유럽, 일본 브랜드와 중국 브랜드가 상위권에 자리했다. 코로나19 여파로만 설명이 되는 위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