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본 집어 삼키던 中... 코로나19로 '부작용' 급증

2020-08-2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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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싱그룹, 태양의 서커스 파산으로 손실 불가피

HNA도 코로나19로 부침 더해져... 올해 中 해외 M&A 급감

[사진=텅쉰망]
 

한때 엄청난 위력으로 해외 자본 집어삼키던 중국 기업들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를 만나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해외투자 손실이 점점 늘어나면서 중국의 해외 인수합병(M&A)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차이신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푸싱그룹이 투자한 세계 최대 서커스인 ‘태양의 서커스’는 최근 파산위기에 놓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모든 공연이 취소돼, 약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의 부채를 지고 캐나다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이다.
중국 사모펀드 업체인 호니캐피탈이 인수한 영국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피자 익스프레스도 장기간 실적 악화 여파로 체인 지배권이 채권단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게 되면 호니캐피탈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푸싱그룹과 호니캐피탈은 중국 투자업계의 ‘큰손’으로 지난 2018년까지 적극적인 M&A으로 해외 자산을 끌어 모았던 기업들이다.

특히 푸싱그룹은 보험업을 기반으로 해서 얻은 수익으로 2014년부터 해외 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었다. 영국 여행사 토마스쿡과 프랑스 여행사 클럽메드, 태양의 서커스, 영국 축구 클럽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등을 잇달아 사들이며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은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토마스 쿡 파산으로 지난해 큰 손실을 입은 데 이어, 올해 태양의 서커스로 손실을 추가했다.

중국 안방보험은 과거 대규모 투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 미래에셋과 미국의 고급호텔 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이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9월 안방보험과 미국 내 주요 도시에 소재한 15개 호텔 인수계약을 체결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돼 계약 취소와 관련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무분별한 투자로 코로나19 이전부터 ‘경고등’이 들어왔었던 기업도 있다. HNA그룹이다. HNA는 하이난항공과 톈진항공 등 14개 항공사를 거느리고 있다. 2016~2017년 대규모 차입을 통해 공격적인 해외 M&A를 벌여 힐튼호텔월드와이드, 도이체방크 등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400억 달러에 달하는 M&A 비용 탓에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게다가 2017년 하반기부터 중국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하면서 자금난이 가속화했다. 무분별한 투자로 부채가 늘어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타격을 받으며 재무 상태가 더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규모도 크게 줄었다. 올 들어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규모는 151억 달러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해 규모인 401억 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해외 M&A에 정점을 찍었던 2016년 1960억 달러와 비교하면 더 차이가 크다.

다만 이 같은 M&A 감소가 중국과 전 세계 다수 국가들과의 갈등 고조 영향도 있다고 차이신은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 호주·인도와도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전통적으로 호주에 많은 투자를 해왔으나 최근 양국이 코로나19·화웨이 보이콧 등으로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중국의 호주 투자도 크게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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