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 양국의 국경 분쟁으로 촉발된 인도의 대중 보복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인도 5G 시장 진출에 제동을 걸고, 수입 규제를 강화해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는 등 탈중국 행보를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CAIT는 "5G 네트워크 구축 과정에서 어떤 인도 기업도 화웨이와 ZTE의 기술 및 장비를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도 이코노미타임스는 "정부 내 태스크포스(TF)에서 중국 기업의 5G 사업 참여 여부에 대해 연구 중"이라며 소식통을 인용해 "불허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 같다"고 전했다.
대중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도 추진되고 있다.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인도 정부는 노트북·카메라·의료장비·알루미늄 등 20여종의 제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고 일부 철강 제품의 수입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산 수입품을 자국산으로 대체하려는 노력이다.
인도 외교부 산하의 개발도상국정보연구센터(RIS)는 최근 보고서에서 "4000여종의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휴대폰·통신장비·태양광·에어컨·페니실린 등 327개 품목은 대체 수입국을 구하거나 인도 내에서 생산할 수 있다"며 "이들 품목의 가치는 전체 대중 수입액의 4분의 3 정도"라고 강조했다.
고강도 수입 규제로 중국에 경제적 타격을 입히고 자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자오간청(趙干城)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환구시보에 "(인도의 보복 조치로) 네트워크·통신 제품과 휴대폰 등이 제일 먼저 공격을 받고 전자·석유화학 제품과 의약품 원료 등도 순차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면서도 "인도가 자급자족에 성공할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분야뿐 아니라 정치·사회적 반중 정서도 심화하고 있다.
인도 교육부는 지난 4일 자국 내 공자학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주인도 중국대사관은 즉각 성명을 내고 "공자학원 프로젝트는 이미 10여년 이어져 온 것"이라며 "정치화하지 말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3488㎞에 이르는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지난 6월 15일 국경 지대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서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
최소 20명의 인도군이 사망했으며 중국 측도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일부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CAIT 등이 앞장서 중국산 제품 불매 운동을 전개 중이며, 바이두·텐센트·샤오미·알리바바 등 중국의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현재 인도 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중국 앱만 106개에 달한다.
인도의 집요한 보복에도 중국은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국 무역에서 중국이 막대한 흑자를 거두는 역조 현상이 심해 수입 규제 등으로 맞받아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규제 조치가 새로 추가될 때마다 중국 외교부는 "인도 정부는 중국 기업을 포함한 국제 투자자들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며 "양국 간 협력이 훼손되는 건 인도 측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