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미국과 영국, 호주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자국 통신망 사업에서 화웨이 등 중국산 장비 배제를 추진한다. 지난 6월 국경분쟁으로 인도 내 반중 여론이 거세진 여파다. 향후 저렴한 가격과 물량 공세를 앞세워 인도의 통신장비와 휴대폰 시장을 독차지했던 중국 기업의 퇴출이 이어진다면, 우리나라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큰 수혜를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 등 외신은 인도 통신업계가 본격적으로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를 배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인도 통신부 관계자는 FT에 "중국 업체들의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테스트 참여를 이미 불허했다"면서 "인도 정부가 중국 장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명확해졌다"고 밝혔다. 암묵적 금지 대상에는 화웨이뿐 아니라 ZTE도 포함됐다.
인도 정부의 화웨이 퇴출이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 6월 중국군과의 국경 분쟁이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인도 정부는 올해 초 미국 정부가 동맹국들에 화웨이 퇴출을 압박할 당시에도 "기술을 택할 권리"가 있다면서 가격이 저렴한 화웨이와 중국 5G 장비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6월 15일 인도 잠무카슈미르주 라다크 인근 갈완계곡 국경에서 인도군 20명이 사망하는 유혈충돌이 발생하자, 인도 사회에는 반중 정서가 거세게 몰아쳤다. 중국 기업과 자본을 배제하는 운동인 '자립 인도(Self-Reliant India) 캠페인'까지 확산했다.
이후 인도 정부는 지난 6월 19일 인도 양대 국영 통신사인 'BSNL'과 'MTNL'에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장비 사용 자제를 요구했고 7월 1일부론 틱톡과 위챗을 비롯한 59개 중국산 모바일 앱의 사용을 금지했다.
로이터는 "인도 민영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중국 통신장비 업체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는 최근 양국 사이의 긴장 국면이 고조되면서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FT는 인도 정부가 중국 정부의 강경 대응을 유발하지 않기 위해 중국 통신장비에 대한 공식적인 금지령을 발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최근 국가 안보에 민감한 이동통신 등 주요 인프라에 대한 중국 투자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어, 화웨이를 기점으로 인도시장에서의 중국 자본 퇴출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매체에 "거칠게 말하기보다 거칠게 행동하자는 생각"이라면서 "향후 인도 정부는 대규모 공공사업과 핵심 인프라 사업에서 비(非) 중국계 기업들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같은 메시지는 이미 인도 재계에도 전파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그간 3파전이었던 인도 통신시장에도 균열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향후 인도 통신시장에서 최대 수혜자는 우리나라 삼성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산치트 비르 고지아 그레이하운드리서치 CEO는 FT에서 "향후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에는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면서 "반면, 앞서 화웨이와 대규모 계약을 맺었던 통신사인 바티에어텔과 보다폰 등에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사용자만 8억5000만명에 달하는 인도는 세계 2위 규모의 이동통신 시장으로, 5G 통신장비 시장은 화웨이와 삼성, 노키아·에릭슨의 3파전 형국이었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가 집계한 지난 1분기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가 35.7%로 1위, 에릭슨과 노키아가 각각 24.6%와 15.8%로 뒤를 이었다. 13.2%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4위였지만, 전 분기(10.4%)와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 점유율은 3%p(포인트)나 오르며 약진했다.
특히, 가입자 수만 3억8752만명(점유율 33.47%)에 달하는 인도 1위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가 내년부터 5G망 구축 사업에 돌입하는 것도 삼성전자엔 호재다.
앞서 2012년 계약에 따라,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는 릴라이언스 지오에 4세대(4G) 통신장비를 단독 공급해왔으며, 5G망 구축에도 대부분의 장비를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미 주문만 들어오면 바로 납품할 수 있을 정도로 릴라이언스 지오 전용 5G 장비 개발을 대부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등 휴대폰 시장에서의 반사이익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계 스마트폰 기업이 저가 물량공세로 점령했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국경 분쟁 이후 대안책으로 우리나라 제품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지난 2분기 삼성전자는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2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중국 기업을 제치고 2분기 만에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반중정서의 여파로 올 하반기 인도 휴대폰 시장은 삼성전자·노키아·애플의 삼파전이 될 전망이지만, 인지도와 가격 등의 측면에서 삼성의 우세가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노키아는 아직까지 인도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얻지 못했다"면서 "올 하반기 삼성전자가 중저가의 보급형 스마트폰 위주로 전략을 세운다면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경분쟁에 '화웨이 아웃' 급물살...'中자본 퇴출'은 모디 총리 복심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 등 외신은 인도 통신업계가 본격적으로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를 배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인도 통신부 관계자는 FT에 "중국 업체들의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테스트 참여를 이미 불허했다"면서 "인도 정부가 중국 장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명확해졌다"고 밝혔다. 암묵적 금지 대상에는 화웨이뿐 아니라 ZTE도 포함됐다.
인도 정부의 화웨이 퇴출이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 6월 중국군과의 국경 분쟁이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난 6월 15일 인도 잠무카슈미르주 라다크 인근 갈완계곡 국경에서 인도군 20명이 사망하는 유혈충돌이 발생하자, 인도 사회에는 반중 정서가 거세게 몰아쳤다. 중국 기업과 자본을 배제하는 운동인 '자립 인도(Self-Reliant India) 캠페인'까지 확산했다.
이후 인도 정부는 지난 6월 19일 인도 양대 국영 통신사인 'BSNL'과 'MTNL'에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장비 사용 자제를 요구했고 7월 1일부론 틱톡과 위챗을 비롯한 59개 중국산 모바일 앱의 사용을 금지했다.
로이터는 "인도 민영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중국 통신장비 업체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는 최근 양국 사이의 긴장 국면이 고조되면서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FT는 인도 정부가 중국 정부의 강경 대응을 유발하지 않기 위해 중국 통신장비에 대한 공식적인 금지령을 발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최근 국가 안보에 민감한 이동통신 등 주요 인프라에 대한 중국 투자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어, 화웨이를 기점으로 인도시장에서의 중국 자본 퇴출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매체에 "거칠게 말하기보다 거칠게 행동하자는 생각"이라면서 "향후 인도 정부는 대규모 공공사업과 핵심 인프라 사업에서 비(非) 중국계 기업들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같은 메시지는 이미 인도 재계에도 전파됐다"고 덧붙였다.
印 반중돌풍에 삼성전자 방긋..."통신장비·스마트폰 모두 반사이익"
이번 결정은 그간 3파전이었던 인도 통신시장에도 균열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향후 인도 통신시장에서 최대 수혜자는 우리나라 삼성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산치트 비르 고지아 그레이하운드리서치 CEO는 FT에서 "향후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에는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면서 "반면, 앞서 화웨이와 대규모 계약을 맺었던 통신사인 바티에어텔과 보다폰 등에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사용자만 8억5000만명에 달하는 인도는 세계 2위 규모의 이동통신 시장으로, 5G 통신장비 시장은 화웨이와 삼성, 노키아·에릭슨의 3파전 형국이었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가 집계한 지난 1분기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가 35.7%로 1위, 에릭슨과 노키아가 각각 24.6%와 15.8%로 뒤를 이었다. 13.2%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4위였지만, 전 분기(10.4%)와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 점유율은 3%p(포인트)나 오르며 약진했다.
특히, 가입자 수만 3억8752만명(점유율 33.47%)에 달하는 인도 1위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가 내년부터 5G망 구축 사업에 돌입하는 것도 삼성전자엔 호재다.
앞서 2012년 계약에 따라,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는 릴라이언스 지오에 4세대(4G) 통신장비를 단독 공급해왔으며, 5G망 구축에도 대부분의 장비를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미 주문만 들어오면 바로 납품할 수 있을 정도로 릴라이언스 지오 전용 5G 장비 개발을 대부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등 휴대폰 시장에서의 반사이익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계 스마트폰 기업이 저가 물량공세로 점령했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국경 분쟁 이후 대안책으로 우리나라 제품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지난 2분기 삼성전자는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2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중국 기업을 제치고 2분기 만에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반중정서의 여파로 올 하반기 인도 휴대폰 시장은 삼성전자·노키아·애플의 삼파전이 될 전망이지만, 인지도와 가격 등의 측면에서 삼성의 우세가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노키아는 아직까지 인도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얻지 못했다"면서 "올 하반기 삼성전자가 중저가의 보급형 스마트폰 위주로 전략을 세운다면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