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화학기업은 환경오염 이슈와 탈석유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들의 친환경 투자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 중 하나는 그린본드다. 그린본드는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는 목적으로만 발행할 수 있는 채권이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공해 방지 사업 등 비용으로만 쓸 수 있다.
GS칼텍스는 지난달 29일 13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GS칼텍스는 이 자금 전액을 대기‧수질오염물질 저감시설 및 악취 방지시설 설치 등 설비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VRDS는 선박 연료에서 황 성분을 제거해 저유황유를 만드는 설비다. 저유황유는 매연을 적게 배출해 글로벌 대기오염을 저감하는 친환경 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SK에너지는 내년 3~4월 VRDS 상업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 설비가 완공되면 매년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에너지가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이유는 친환경 사업에 투자를 이어가 환경을 개선하고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서다. 이는 사업을 통해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함께 달성하겠다는 SK그룹의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의 일환이기도 하다.
LG화학은 올해 4월 전 세계 화학기업 최초로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그린본드 발행 규모는 약 15억6000만 달러(약 1조7800억원)로, 한국 민간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그린본드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은 전기차 배터리 수주 물량 공급을 위한 투자 자금으로 사용된다.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중부발전 등 발전공기업도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한전은 국내외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전기 자동차 구매 및 충전인프라 구축사업 등에 투자하기 위해 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그린본드를 지난 6월 발행했으며, 중부발전도 올 초 3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KDB산업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그린본드 발행 규모 증가는 친환경 사업 추진을 위한 수단으로 그린본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데 기인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