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발표된 이번 거래를 통해 버크셔 산하 에너지사업인 버크셔헤서웨이에너지는 도미니언으로부터 7700마일(약1만2400km)의 천연가스 수송관과 9000억ft³에 달하는 천연가스 저장시설을 사들이게 된다. 도미니언은 시가총액 기준 미국의 2대 유틸리티 기업이다.
버크셔가 도미니언에 40억 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하고 57억 달러의 부채를 인수하는 조건이며, 총 거래 규모는 97억 달러다. 당국의 승인을 거쳐 올해 4분기에 거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버핏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강력한 에너지사업에 천연가스 자산의 훌륭한 포트폴리오를 추가하게 돼 무척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버크셔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체결한 빅딜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해 1분기 약 500억 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악의 분기 순손실을 낸 버크셔는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도 이렇다 할 소식을 내지 않고 있었다.
버핏은 보통 시장 침체기에 가격이 낮아진 자산을 매입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금융위기 당시 골드만삭스와 제너럴일렉트릭(GE)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버핏은 올해 내내 "매력적인 투자처가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고,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보유하고 있던 항공주를 전부 청산하는 등 자산을 판매하는 데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골드만삭스 보유분의 80%를 매각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은 137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번 거래는 버핏의 후계자 중 하나로 꼽히는 그렉 아벨 버크셔헤서웨이에너지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처음 버핏의 옆에 앉은 그는 버크셔 산하에 다양한 사업을 보유한 복합 기업을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한편 도미니언은 앞으로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날 도미니언은 듀크에너지와 공동으로 추진하던 대서양 송유관 프로젝트도 취소한다고도 밝혔다. 이 8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는 규제 강화와 사업비 증가로 경제적 타당성에 의구심이 제기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