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할 수 없는 날의 연속이었다. 2020년 상반기 영화계는 천국과 지옥을 수시로 오갔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기쁨을 만끽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비탄에 잠겼다. 문화·연예계는 모든 일정을 중단하는 등 위기에 봉착했고 영화인들은 "업계를 살리자"라며 두 팔을 걷어붙였다.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는 미루어 짐작할 수 없다. 2020년 상반기 영화계 굵직한 사건들을 짚어본다.
◆ 영화 '기생충' 신드롬…전 세계가 주목한 봉하이브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해외 유수 영화제를 뒤흔든 '기생충'은 미 비평가 협회(외국어 영화상), 뉴욕필름 비평가 온라인 어워즈(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LA 비평가 협회(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등을 연이어 수상하며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중 단연 화제였던 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백인영화 잔치' '영미영화 리그'라는 오명 속에서도 끝내 비영어권 영화에 주요 부문을 내어준 적이 없었던 아카데미인 만큼 '기생충' 수상 여부를 두고 많은 말이 오갔다.
당시 해외 매체들은 아카데미 결과를 두고 "'1917'의 수상은 전통을, '기생충'은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을 정도. '기생충'의 기세가 대단했기 때문에 아카데미 역시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는 반응이었다.
봉 감독의 해외 팬덤 '봉하이브'를 주축으로 '기생충'의 모든 것이 '밈(Meme·유행 요소를 응용해 만든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이용되던 때였다. '제시카 징글'(영화 '기생충' 속 기정이 부르는 노래), '짜파구리'(짜장 라면과 일반 라면을 뒤섞은 것) 등이 유행되고 문화를 만들며 가장 뜨거운 작품으로 손꼽혔다.
결국 아카데미는 '기생충'을 선택했다.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비영어권 영화로는 최초였다.
'기생충'이 전 세계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휩쓴 트로피는 무려 174개. 북미 등을 합친 전 세계 수익은 2억4590만 달러(295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코로나19 공포…위기에 빠진 극장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계가 움츠러들기 시작한 건 1월 말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CGV성신여대입구점을 다녀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객들의 발길이 끊기고 만 것. 해당 극장은 방역 후 3일간 영업 중단을 거친 뒤 오픈했지만, 관객들의 불안감은 높아져만 갔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3월에는 172만명(2019년 대비 87% 급감), 4월에는 97만명(2019년 대비 92.7% 급감)의 관객 수를 모아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은 일부 직영점의 영업을 중단하고 임원 임금 삭감·희망퇴직 신청 등으로 위기를 모면하고자 했다.
이 같은 상황에 영화사들도 패닉에 빠졌다. 혼란한 시기다 보니 영화 개봉도, 홍보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영화 '콜' '침입자' '결백' '사냥의 시간' 등이 연달아 개봉을 미뤘다. 오랜 시간 '신작 가뭄'이 들었고 극장사들은 자체 기획전으로 빈자리를 채웠다.
5월에는 코로나19 방역 체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며 개봉을 미룬 영화들이 다시 개봉 준비를 했다. '침입자' '결백'이 개봉일을 확정하고 시사회 날짜를 고지했으나 '이태원 쇼크'로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며 또다시 개봉을 미루게 됐다.
극장업이 무너지며 영화계는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에 긴급 정책을 호소하기도 했다.
◆ 영진위 '6000원' 쿠폰·신작 영화 개봉으로 기지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시름에 빠진 영화계를 위해 추가경정예산 88억원을 편성하고 극장 할인쿠폰을 발행했다. 추경 예산을 바탕으로 6월 1일 '극장에서 다시, 봄' 캠페인을 열고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에 관객에게 선착순으로 6000원 할인쿠폰을 배포했다.
지난 4월 28일부터 4주 동안 진행된 '6000원 할인권'은 영화계가 활기를 찾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코로나19 사태 후 처음으로 개봉한 상업 영화 '침입자'는 첫주 56만 관객을 동원하며 코로나19 확산 이래 주말 최다 관객 수를 기록했다. 둘째 주는 77만, 셋째 주는 77만 관객을 동원하며 3주간 211만 관객을 모았다.
당초 '극장에서 다시, 봄' 이벤트는 21일까지 3주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위축된 영화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28일까지 연장했다. 그 덕에 24일 개봉한 유아인·박신혜 주연 '#살아있다'도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살아있다'는 최근 영화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좀비 장르'로 기대를 모았고 배우들도 적극적으로 홍보에 임하며 관객 모객에 힘썼다. 그 결과 개봉 첫날 '#살아있다'는 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코로나19 사태 후 최고 오프닝을 기록했다. 지난 1월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25만2058명) 이후 최고 수치다.
'극장에서 다시, 봄' 이벤트 마지막 주 주말(26~28일)에는 99만9250명이 모였다. 전주 48만8749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으나 코로나19 우려를 완벽히 지울 수는 없다. 영화계는 우려 속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장을 준비 중이다.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반도'가 7월 15일, 정우성·곽도원의 '강철비2: 정상회담'은 7월 29일 개봉을 확정했다. 이정재·황정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8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 영화 '기생충' 신드롬…전 세계가 주목한 봉하이브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해외 유수 영화제를 뒤흔든 '기생충'은 미 비평가 협회(외국어 영화상), 뉴욕필름 비평가 온라인 어워즈(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LA 비평가 협회(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등을 연이어 수상하며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해외 매체들은 아카데미 결과를 두고 "'1917'의 수상은 전통을, '기생충'은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을 정도. '기생충'의 기세가 대단했기 때문에 아카데미 역시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는 반응이었다.
봉 감독의 해외 팬덤 '봉하이브'를 주축으로 '기생충'의 모든 것이 '밈(Meme·유행 요소를 응용해 만든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이용되던 때였다. '제시카 징글'(영화 '기생충' 속 기정이 부르는 노래), '짜파구리'(짜장 라면과 일반 라면을 뒤섞은 것) 등이 유행되고 문화를 만들며 가장 뜨거운 작품으로 손꼽혔다.
결국 아카데미는 '기생충'을 선택했다.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비영어권 영화로는 최초였다.
'기생충'이 전 세계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휩쓴 트로피는 무려 174개. 북미 등을 합친 전 세계 수익은 2억4590만 달러(295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코로나19 공포…위기에 빠진 극장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계가 움츠러들기 시작한 건 1월 말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CGV성신여대입구점을 다녀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객들의 발길이 끊기고 만 것. 해당 극장은 방역 후 3일간 영업 중단을 거친 뒤 오픈했지만, 관객들의 불안감은 높아져만 갔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3월에는 172만명(2019년 대비 87% 급감), 4월에는 97만명(2019년 대비 92.7% 급감)의 관객 수를 모아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은 일부 직영점의 영업을 중단하고 임원 임금 삭감·희망퇴직 신청 등으로 위기를 모면하고자 했다.
이 같은 상황에 영화사들도 패닉에 빠졌다. 혼란한 시기다 보니 영화 개봉도, 홍보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영화 '콜' '침입자' '결백' '사냥의 시간' 등이 연달아 개봉을 미뤘다. 오랜 시간 '신작 가뭄'이 들었고 극장사들은 자체 기획전으로 빈자리를 채웠다.
5월에는 코로나19 방역 체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며 개봉을 미룬 영화들이 다시 개봉 준비를 했다. '침입자' '결백'이 개봉일을 확정하고 시사회 날짜를 고지했으나 '이태원 쇼크'로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며 또다시 개봉을 미루게 됐다.
극장업이 무너지며 영화계는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에 긴급 정책을 호소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시름에 빠진 영화계를 위해 추가경정예산 88억원을 편성하고 극장 할인쿠폰을 발행했다. 추경 예산을 바탕으로 6월 1일 '극장에서 다시, 봄' 캠페인을 열고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에 관객에게 선착순으로 6000원 할인쿠폰을 배포했다.
지난 4월 28일부터 4주 동안 진행된 '6000원 할인권'은 영화계가 활기를 찾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코로나19 사태 후 처음으로 개봉한 상업 영화 '침입자'는 첫주 56만 관객을 동원하며 코로나19 확산 이래 주말 최다 관객 수를 기록했다. 둘째 주는 77만, 셋째 주는 77만 관객을 동원하며 3주간 211만 관객을 모았다.
당초 '극장에서 다시, 봄' 이벤트는 21일까지 3주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위축된 영화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28일까지 연장했다. 그 덕에 24일 개봉한 유아인·박신혜 주연 '#살아있다'도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살아있다'는 최근 영화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좀비 장르'로 기대를 모았고 배우들도 적극적으로 홍보에 임하며 관객 모객에 힘썼다. 그 결과 개봉 첫날 '#살아있다'는 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코로나19 사태 후 최고 오프닝을 기록했다. 지난 1월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25만2058명) 이후 최고 수치다.
'극장에서 다시, 봄' 이벤트 마지막 주 주말(26~28일)에는 99만9250명이 모였다. 전주 48만8749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으나 코로나19 우려를 완벽히 지울 수는 없다. 영화계는 우려 속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장을 준비 중이다.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반도'가 7월 15일, 정우성·곽도원의 '강철비2: 정상회담'은 7월 29일 개봉을 확정했다. 이정재·황정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8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