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고개 드는 재확산 우려에 상승세 꺾여...혼조 마감

[사진=A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빠른 경제 회복,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자들은 주식을 매수했다. 다만 경제를 재개방한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자 재유행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주가 상승을 막아섰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70.37p(0.65%) 내린 2만6119.61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도 11.25p(0.36%) 밀린 3113.49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14.66p(0.15%) 오른 9910.53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을 주시했다.

전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이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참석한 파월 의장은 "연준의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은 궁극적으로 상장지수펀드(ETF)에서 개별 회사채 종목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이는 유동성과 시장 기능을 지원하는 데 좋은 도구"라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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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연준이 중앙은행으로서 경기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의회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업과 가계 재정지원에서 너무 빠르게 손을 떼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연준은 오랜 기간 (경기 부양을 위한) 도구를 내려놓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주저앉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중앙은행으로서 계속해서 페달을 밟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의 사미르 사마나 선임 글로벌 마켓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은 새로운 촉매제를 찾고 있다"며 "정책 부양과 더 낳은 경제 지표를 둘러싼 내러티브는 그 영향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조기 경제 재개방에 나선 미국의 각 주(州)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는 소식은 주가 상승에 부담을 줬다. 미국 남부의 따뜻한 지역을 일컫는 '선벨트(Sun Belt)'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전날에는 애리조나주(2392명)와 플로리다주(2622명), 오클라호마주(2783명)에서 하루 기준 역대 가장 많은 확진자가 보고되기도 했다. 특히 플로리다주는 미국에서 인구가 세번째로 많은 주여서 확산세가 더 가팔라질지 주목된다.

앞서 워싱턴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는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가 오는 10월 초까지 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또 호흡기 질환의 계절성을 고려하면 10월 이후에는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며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해 향후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할지 관심이 쏠린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완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마크 오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많은 미국인이 코로나가 끝난 것 같은 태도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며 "증시 급등은 모든 것이 단기간에 정상화될 것이란 점을 기대한 데 따른 것이지만, 일부 지역의 감염 급증은 이런 낙관론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보다 먼저 마감한 유럽 증시는 상승했다. 지구촌 곳곳에서 여전히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미국의 부양책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서다. 프랑스 CAC40지수는 0.88% 오른 4995.97에, 영국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7% 상승한 6253.25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지수는 0.54% 뛴 1만2382.14를 기록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은 0.74% 오른 366.02로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사흘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2주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유가 상승에 발목을 잡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 내린 37.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36% 하락한 배럴당 40.71달러를 가리켰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은 소폭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05%(0.90달러) 내린 1735.60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