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법정기념일 맞는 국가기록원]② "기록이 민주주의의 근간"...현대판 사고(史庫)

2020-06-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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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기록물 보관에서 기록 패러다임 변화 시도

대국민 공개ㆍ열람도 적극적으로 확대

대통령 기록관 전경[사진=국가기록원]
 

[사진=국가기록원]

‘민주주의는 여기서 시작된다(Democracy starts here).’

미국의 국가 기록물을 관리하는 국립기록청(NARA)에 가면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글귀다. 기록이 민주주의를 완성하는데 필수적인 도구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국가와 제도 그리고 그 안에서 인간의 행위를 기록한 기록물이 민주주의의 기틀을 구성하는 가치를 지닌다는 의미다. 기록물을 통해 민주주의를 해치는 행위가 쉽사리 이뤄지지 못한다는 점을 뜻하기도 한다.
행정안전부 산하기관인 국가기록원은 주요 기록물의 수집과 체계적인 보존, 대국민 기록정보서비스 제공, 기록문화 확산, 기록관리 환경변화에 맞는 정책 수립과 운영을 기본임무로 하는 중앙기록물 관리기관이다. 조선시대에 역사기록인 실록을 보관한 사고(史庫)가 있었다면 현대에는 국가기록원이 있는 셈이다.

국가기록원은 1969년 총무처 소속 정부기록보존소로 출발했다. 현재는 정부대전청사, 서울 기록관(성남), 대전기록관(대전), 부산기록관(부산), 대통령기록관(세종)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국가기록원은 조선왕조실록부터 일제 침탈 및 항일운동 기록, 국무회의록, 행정·외교·통일·경제, 그리고 대통령기록물까지 약 1억 3000만 건의 기록물을 보존하고 있다. 국가기록원의 기록관리 대상 기관은 중앙 행정기관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교육청 및 정부 산하 공공기관·대학 등 약 1800개 기관에 달한다.

그간 국가기록원이 단순한 문서나 서적 등을 보관하는 데 주력했다면 최근엔 이를 넘어선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자정부, 지식 정부 등으로 대표되는 행정환경의 변화에 맞춰 기록관리 패러다임도 종이 기록에서 전자기록으로, 보존에서 지식 자원화로, 비공개 관행에서 적극적 공개·열람으로 바뀌고 있다.

우선 국가기록원은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국·공립대학, 정부 투자기관 등 공공기관에서 생산한 기록물과 민간은 물론 해외로부터 다양한 기록물을 수집하고 있다. 수집대상 기록물은 대통령기록물을 포함한 정부 공문서, 시청각 기록물, 정부간행물, 행정 박물, 정부 수립 이전 역사기록물, 해외 소재 한국 관련 기록물, 민간기록물, 구술기록물 등 영구적 보존 가치를 지닌 기록물이다.

수집된 기록물은 기록이 지니는 역사적·행정적·증빙적 가치와 활용도를 평가해 보존 기간과 수록매체를 결정한다. 기록물의 중요도에 따라 광디스크나 마이크로필름 등 적합한 대체 매체에 수록해 보존·활용한다.

기록물 관리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기록원은 자부한다. 각 기록매체에 적합한 보존서고를 갖추고, 항온·항습시설과 방폭·내진 시스템 등 첨단 시스템으로 최적의 보존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중요도가 높지만 손상된 기록물을 복원하는 일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손상된 기록물은 재질과 상태를 평가하고, 훼손 정도를 분석한 후 다양한 방법으로 복원한다. 이중 보존 및 열람 활용을 위해 마이크로필름 제작과 디지털화 작업을 수행하여 보존성을 강화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기록원의 대국민 서비스 중 하나다.

국가기록원은 기록물의 공개 및 열람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목적에서다. 우선 공공기관 생산 기록물은 공개가 원칙이다. 비공개로 분류된 경우 30년이 지나면 공개 원칙을 적용한다.

또한 비공개로 분류된 기록물은 5년 주기로 공개 여부를 재분류하고 비공개 사유 소멸 시 공개로 전환해 기록물 공개를 확대하고 있다. 국민의 열람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대전본원(정부대전청사), 서울기록관(성남), 부산기록관(부산), 서울기록정보센터(서울), 광주기록정보센터(광주)뿐 아니라 국가기록원 홈페이지에서도 기록물을 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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