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서울 이태원 클럽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진앙지가 다양한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이태원 클럽 5곳(킹‧트렁크‧퀸‧힘‧소호) 이외 다른 2곳의 유흥시설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황금연휴 기간 감염의 초발환자라고 생각했던 용인 66번 확진자뿐 아니라 다른 확진자를 통해서도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2일 오후 충북 오송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의 집단발생은 하나의 진앙지로부터 시작된 감염이 아니고 다양한 근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이날 정오까지 집계한 결과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02명으로 늘었다. 이날 0시 기준 93명에서 9명이 추가된 것이다.
이들 확진자 중 73명은 이태원 클럽을 직접 방문한 사람들이며, 나머지 29명은 가족, 지인, 동료 등 이들과 접촉한 2차 감염자다. 3차 감염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가능성은 남아 있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까지는 이태원의 클럽과 관련된 사례 그리고 거기서 발생한 2차 감염까지는 저희가 확인을 했고 3차 감염에 대해서는 발견을 하지는 못한 상황”이라면서도 “추적조사 중인 범위라든지 이런 걸 볼 때 3차 감염이 나타날 상황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부분 다 경증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소수여도 40~60대 연령대 환자가 있기 때문에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방역당국은 약 5400명의 접촉자를 추적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이태원 클럽 관련 검사는 약 1만300건이 진행됐다.
권 부본부장은 “2m이내에서 15분 이상 아주 밀집된 환경에서 가장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한다며 “최대한 빨리 검사를 받는 것, 진단을 받도록 하는 것, 이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기조 아래 (익명검사를 위한) 지원 여부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날 이태원 클럽에 방문한 검사 대상자가 신분노출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본인이 원한다면 이름을 비워둔 채 보건소별 번호를 부여하고, 전화번호만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확진자들이 방문했던 일부 클럽이 동성애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방문자들이 진단검사를 회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또 방역당국은 1차적으로 해당하는 유흥업소 방명록과 관련해 추적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당국은 4월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 소재 클럽과 주점 등을 방문한 사람은 외출을 자제하고 자택에 머무르면서 관할 보건소나 1339에 문의해 증상에 관계없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요청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와 의료기관의 선별진료소에서도 방문 시설의 종류나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해 줄 것을 주문했다.
권 부본부장은 “방역당국으로서는 코로나19 방역의 기본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라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역사회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누구라도 환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방역당국은) 5월6일 이후에 일주일이 되는 시점인 내일(13일) 그리고 최장 잠복기인 14일이 되는 다음주 수요일(20일)까지 이태원 클럽 관련된 역학조사나 추적조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