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배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12일 '오늘의 세계 경제: 2020년 세계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전망치(3.2%) 대비 5.8%포인트 낮췄다.
여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회성이 그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팬데믹(세계 대유행) 2차 선언이 이뤄진다면 세계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코로나19 서비스업 직격탄...중국, 서비스업 비중 작아
KIEP의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IMF가 제시한 -3.0%보다 높다. 중국에 대한 높은 전망치가 세계 경제 성장률을 끌어 올렸다. 중국의 2020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KIEP는 2.2%를, IMF는 1.2%를 각각 제시했다.
KIEP의 이 같은 전망에는 중국의 고용 시장과 경제 구조가 반영됐다. 중국은 농민공이 다수를 차지하는 고용 구조를 가지고 있어 실업 충격이 크지 않았다.
중국 노동자 중 농민공은 2억9000만명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춘절 연휴 동안 1억3000만명이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5200만명 정도가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승신 KIEP 중국경제실장은 "이들은 다른 나라 실업자와 달리 자기 고향에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지 않았다"며 "실제 2월 중국 실업률은 6.3%로 집계됐다. 미국 실업률이 최근 14.7%인 것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서비스업 비중도 코로나 충격을 완화하는 요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은 외식, 숙박, 음식업, 오락, 여행 등의 서비스업이다. 중국의 서비스업 비중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다른 나라의 54% 수준 밖에 안 된다.
이 밖에 화장품·생활용품·중화학용품을 중심으로 한 소비 확대와 그동안 침체했던 자동차·가전제품 등의 소비 여력도 재부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등 신형 인프라 투자 확대도 성장 가능성을 높게 했다.
◆경기회복 판단 이르다..."치료제 개발 없이는 불안한 회복에 그쳐"
전에 없던 경제 충격으로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U자, V자, W자, L자, 대문자 U자 등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는 "내년에는 올해의 기저효과로 인해 (성장률이)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면서도 "그 이후로 기존의 성장 경로로 회복할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철 KIEP 원장직무대행(부원장)도 "지금의 경제 위기가 경제 안에서 발생했다기보다 감염병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치료제나 백신의 개발이 없는 상태에서는 회복하더라도 불안한 회복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 위기의) 가장 큰 위험 요인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법이 동시에 나오지 않으면 경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