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7일(한국시간) 2019시즌 아시안투어를 결산하는 시상식이 홍콩 샤틴에 위치한 코트야드 메리어트 샤틴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 결과 제인와타나논이 대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비롯해 4관왕에 등극했다. 2019시즌 15개 대회에 출전한 그는 68.28타의 평균치로 최저 스트로크상과 265개의 버디를 쌓아 총 버디상을 받았다. 누적 상금만 약 110만달러(13억5432만원).
겹경사가 이어졌다. 세계남자골프랭킹(OWGR) 톱50에 안착하며 마스터스 토너먼트 출전 자격을 얻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데뷔를 11월로 미뤘지만, 꿈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
2017년 초 퀄리파잉(Q)스쿨 마저 탈락했다. 82위에 머물렀다. 이대로 활짝 핀 꽃이 지나 싶었다. 낙담하던 중 기회가 찾아왔다. 간신히 참가한 바순다라 방글라데시 오픈에서 생애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비정규직이던 그가 2년간 정규직이 됐다.
이후에도 우승은 쉽지 않았다. 2018년 6월 퀸스 컵에서 두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약 1년 4개월간 트로피 가뭄에 시달렸다.
그러던 그가 2019년 4승을 거뒀다.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아시안투어는 2016년과 2019년의 그를 비교했다. 가장 먼저 그린 적중률을 설명했다. 2016년 64.98%의 평균치를 보이던 그는 2019년 75.26%로 개선됐다. 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1위와 유러피언투어 6위에 비견되는 기록이다.
그다음은 그린 적중률 당 퍼트 수다. 제인와타나논은 2019년 평균 1.71개를 기록했다. 이는 핀 플래그에 가깝게 공을 붙였다는 것을 증명한다. 유러피언투어에서 활약하는 매슈 피츠패트릭(영국)의 경우 그린 적중률 73.11%로 12위, GIR당 퍼트 수는 1.71개로 2위에 올랐다.
스크램블링 능력은 약 9% 증가했다. 2016년 60.34%에서 2019년 69.49%로 개선됐다. 그는 라운드당 평균 5개의 버디를 기록했다. 2위인 스콧 헨드(호주) 보다 0.69개를 더 성공했다.
급성장한 부분은 바로 평균 타수다. 2016년 71.23타에서 2019년 68.28타로 라운드 당 약 3타가 줄었다. 드라이버는 평균 타수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 2016년에 비해 2019년에는 비거리가 12야드 늘었고, 정확도도 4% 높아졌다.
천운도 따랐다. 퍼트감 문제는 황당하게 해결했다. 지난해 6월 한국오픈에 출전한 그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친한 친구인 스콧 빈센트(짐바브웨)에게 2주 전에 퍼터를 빌렸다. 저스틴 하딩(남아공)이 롱 퍼터로 우승하는 것을 보고 자극받았다"고 웃었다.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개최된 PGA투어 조조 챔피언십 당시 제인와타나논은 라커룸에서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PGA투어 최다승 타이기록(82승)을 세운 우즈는 선수들에게도 선뜻 사인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제인와타나논을 한 번 쳐다본 그는 흔쾌히 웃으며 요청에 응했다. '선수로서 인정한다'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