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vote No Future(투표가 없으면 미래는 없다).'
"오늘 뭐 하세요?" 첫마디를 떼자마자, 항상 되돌아온 물음. "왜요?", "거부권도 헌법상 권리가 아닌가요?" 말문부터 턱 막힌다. 언제부터였을까. 한때 우리나라 투표율은 95.5%(1948년 제헌 국회의원 선거)에 달했지만, 지금은 60%만 넘어도 소위 '대박 사건'으로 치부된다.
기억하는가. 당신 손에 쥔 '한 표'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다는 사실을. 미국 독립선언문의 기초위원이었던 토머스 제퍼슨은 단 한 표 차이로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이 됐다.
프랑스 제3공화국의 분수령이 된 1875년 프랑스 의회의 공화파(353표)와 왕정파(352표)의 운명도 한 표에서 갈렸다. 영국 왕 찰스 1세의 처형(1649년)과 아돌프 히틀러의 독일 나치당 당수 당선(1923년)도 마찬가지였다.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이승만 정권의 사사오입 개헌도 한 표가 부족해 벌어진 블랙코미디가 아니었나. <관련 기사 3·4면>
◆내 한 표 4660만원··· "포기하실 건가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의 날이 밝았다. 지역구 253명과 비례대표 47명 등 총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은 1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330개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개시된다. 주권자를 대신해 4년간 일할 '대리인의 운명'은 자정께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그 대리인 비용은 천문학적 액수에 달한다. 이번 총선에서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에게 던지는 두 번째 질문은 '혹시 당신이 가진 한 표의 값을 계산한 적이 있나요'다.
올해 정부 예산은 512조3000억원이다. 국회의원 임기는 총 4년이다. 300명의 국회의원이 4년 동안 약 2049조2000억원(올해 기준)의 예산을 주무른다. 이를 21대 총선 유권자 수(4399만4247명)로 나누면 4660만원이다.
이는 가장 보수적인 계산이다. 국회의원 특별활동비와 보좌진 보수 등으로 들어가는 비용만 10조500억원(1인당 35억원X300명)에 육박한다. 이는 총선 후 본격적으로 논의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나 '9월 신학기제'에 따른 학급 증설액(10조4302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당신의 한 표가 내일을 바꿉니다"
나의 '한 표'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감시할 현미경이다. 묻지마식 지하철 건설을 비롯해 장밋빛 공약에 철퇴를 가하는 도장이다. '100조원이니, 240조원이니' 하는 미래 세대의 세금 청구서를 가장한 공약(空約)에 레드카드를 내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하면 된다고?", "권리는 의무 행사 없이도 내세울 수 있다고?" 14일 통화에서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말했다. "저질스러운 정치인이 국민 세금을 방탕하게 사용하도록 방치하면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이를 막기 위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다."
이번에 투표하지 않으면, 지난 4년 내내 막말·혐오를 부추긴 정치인을 신성한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또 마주한다. 지역구 민원 해결사를 자처하는 입법 로비스트에게 농락당한다. 한마디로 'No vote No Right(투표가 없으면 권리도 없다)'다.
내 한 표는 '나만의 권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중학교 때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을 맞았던 54만8986명의 '낭랑 18세'도 투표소로 향한다. 이날 온종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투표 독려 글로 넘쳐났다.
"나의 한 표가 나의 삶을 바꾼다."(배우 김규리), "투표를 해야 당당하게 할 말이 있다."(개그맨 김준현), "투표가 없으면 나도 없다."(작가 노희경) 자, 다들 준비되셨나요?
"오늘 뭐 하세요?" 첫마디를 떼자마자, 항상 되돌아온 물음. "왜요?", "거부권도 헌법상 권리가 아닌가요?" 말문부터 턱 막힌다. 언제부터였을까. 한때 우리나라 투표율은 95.5%(1948년 제헌 국회의원 선거)에 달했지만, 지금은 60%만 넘어도 소위 '대박 사건'으로 치부된다.
기억하는가. 당신 손에 쥔 '한 표'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다는 사실을. 미국 독립선언문의 기초위원이었던 토머스 제퍼슨은 단 한 표 차이로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이 됐다.
프랑스 제3공화국의 분수령이 된 1875년 프랑스 의회의 공화파(353표)와 왕정파(352표)의 운명도 한 표에서 갈렸다. 영국 왕 찰스 1세의 처형(1649년)과 아돌프 히틀러의 독일 나치당 당수 당선(1923년)도 마찬가지였다.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이승만 정권의 사사오입 개헌도 한 표가 부족해 벌어진 블랙코미디가 아니었나. <관련 기사 3·4면>
◆내 한 표 4660만원··· "포기하실 건가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의 날이 밝았다. 지역구 253명과 비례대표 47명 등 총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은 1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330개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개시된다. 주권자를 대신해 4년간 일할 '대리인의 운명'은 자정께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그 대리인 비용은 천문학적 액수에 달한다. 이번 총선에서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에게 던지는 두 번째 질문은 '혹시 당신이 가진 한 표의 값을 계산한 적이 있나요'다.
올해 정부 예산은 512조3000억원이다. 국회의원 임기는 총 4년이다. 300명의 국회의원이 4년 동안 약 2049조2000억원(올해 기준)의 예산을 주무른다. 이를 21대 총선 유권자 수(4399만4247명)로 나누면 4660만원이다.
이는 가장 보수적인 계산이다. 국회의원 특별활동비와 보좌진 보수 등으로 들어가는 비용만 10조500억원(1인당 35억원X300명)에 육박한다. 이는 총선 후 본격적으로 논의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나 '9월 신학기제'에 따른 학급 증설액(10조4302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당신의 한 표가 내일을 바꿉니다"
나의 '한 표'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감시할 현미경이다. 묻지마식 지하철 건설을 비롯해 장밋빛 공약에 철퇴를 가하는 도장이다. '100조원이니, 240조원이니' 하는 미래 세대의 세금 청구서를 가장한 공약(空約)에 레드카드를 내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하면 된다고?", "권리는 의무 행사 없이도 내세울 수 있다고?" 14일 통화에서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말했다. "저질스러운 정치인이 국민 세금을 방탕하게 사용하도록 방치하면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이를 막기 위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다."
이번에 투표하지 않으면, 지난 4년 내내 막말·혐오를 부추긴 정치인을 신성한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또 마주한다. 지역구 민원 해결사를 자처하는 입법 로비스트에게 농락당한다. 한마디로 'No vote No Right(투표가 없으면 권리도 없다)'다.
내 한 표는 '나만의 권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중학교 때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을 맞았던 54만8986명의 '낭랑 18세'도 투표소로 향한다. 이날 온종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투표 독려 글로 넘쳐났다.
"나의 한 표가 나의 삶을 바꾼다."(배우 김규리), "투표를 해야 당당하게 할 말이 있다."(개그맨 김준현), "투표가 없으면 나도 없다."(작가 노희경) 자, 다들 준비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