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결 노력'만 외치는 한미 방위비 협상…"타결 시점 예상 어렵다"

2020-04-1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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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협상단, 비대면 수단으로 접촉 유지 중"

"속도 내다 주춤한 상태로 타결 전망 어려워"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여전히 수렁에 빠져있다.

지난달 31일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을 하루 앞두고 정은보 방위비분담금협상 대표가 “조만간 최종 타결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혀, ‘잠정타결’에 대한 기대가 고조됐었다.

하지만 양국 협상단 실무선이 합의한 잠정타결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을 좀처럼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양측 협상단의 대면 회의가 힘들어진 것도 협상 진행에 걸림돌이 된다는 관측이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10일 비공개 브리핑에서 방위비 협상 타결 시점에 대해 “지금 상태에서는 언제 결론이 날 수 있을지 전망할 수 없을 것”이라며 “속도를 내다가 주춤한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쯤 타결 전망이 있을지도 가늠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아주 막바지 단계까지 가봤기 때문에 정식 회의를 해봐야겠지만, (협상단 채널이) 비대면 수단으로 접촉 유지 중”이라며 “다음 회의 일정도 정해진 것이 아니라 전망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측 협상단의 대면 회의인 8차 회의 일정이 잡히면 협상 타결 시점도 예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사회적 거리두기’, ‘국경봉쇄’, ‘항공편 운항 축소 및 중단’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미 협상단의 8차 회의 일정 정하기도 어려운 상태로, 방위비 협상 타결이 당분간 힘들 것이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직 주한미국대사들은 11월 미국 대선 직전까지도 협상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대사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미국의 대선 국면으로 인해 (한·미 방위비 협상의) 현 상태가 장기 교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 역시“이번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현재의 협상 교착 국면을 진전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의 분담금 총액 인사 주장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를 내밀었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 변수라는 점을 지적하며 “그동안의 협상은 주로 국무부를 주무부처로 국방부 등과 협의로 다뤄졌었지만, 이번처럼 최고위 레벨이 관심을 보이는 것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도 9일(현지시간) 한국 특파원과의 화상 콘퍼런스에서 “결국에는 한 사람의 시각이 중요하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과 재선에 집중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1년짜리 중간 합의에 찬성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이 시행된 지난 1일 “가슴 아픈 날”이라며 “무급휴직은 우리가 전혀 기대하고 희망했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사진=주한미군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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