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통상적인 '총선의 함의'와 시대정신을 담은 '특정 지표' 간 상관관계의 유추다. 전망적 투표를 하는 대선과 달리, 총선은 '회고적 투표성'이 핵심이다. 총선은 '기승전·정권 심판', '기승전·경제 실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 중 '기회는 평등·과정은 공정·결과는 정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것은 공정 프레임이다. 이 프레임을 관통하는 세대는 20대다. 현 정부 들어 젠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점을 감안하면, '20대 남자(이남자)'와 '20대 여자(이여자)' 구도는 일종의 '경쟁 관계'다.
◆脫이념화 20대··· 남녀 투표율 관건
밀레니얼 세대를 이루는 20대(만 18세 이상 포함)는 '젊은 층=진보 성향' 공식을 깬 세대다. 세대가 이념을 규정하지 않는다. '국정농단 게이트'에서 분노한 이들은 '조국 사태'에서도 촛불을 들었다. 스윙보터(부동층)의 핵심으로 부상한 셈이다.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투표 거부 권리'를 쟁취할 수도 있는 세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 의뢰로 조사해 지난 2일 공표(지난달 23∼24일 조사, 이하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한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적극적 투표참여 의향은 52.8%로, 전체 평균(72.7%)보다 19.9% 포인트 낮았다. 20대 총선 직전 조사한 적극 투표참여 의향층과 비교해 유일하게 하락한 계층도 20대였다.
관전 포인트는 '20대 남녀의 투표율'이다. 문 대통령의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 나타난 20대 남녀의 성향은 '3대7'이다. 이남자 중 30%가량만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 반대로 이여자는 30%가량이 비토한다. 이남자의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 '이여자'의 투표율이 높으면 '여당'이 유리한 셈이다.
이종훈 명지대 연구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20대는 탈이념 세대로, 취업 문제 등이 가장 큰 이슈"라며 "어려운 경제 상황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받아들일지,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판단할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6월항쟁' 50대 865만··· 자영업자 어디로
50대 표심도 변수다. 이번 총선의 국내 선거인명부(4396만8199명)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9.7%(865만여명)로 가장 높다. 선거 당락을 결정짓는 캐스팅보터 지위가 40대에서 50대로 이동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2012년 총·대선까지만 해도 50대에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은 세대가 섞여 있었다. 당시 이들 중 약 60%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찍었다. 이들은 5년 뒤 대선에선 문 대통령을 지지했다. 8년이 지난 현재, 50대의 주축은 1987년 6월 항쟁을 이끈 86(80년대 학번·60년대 생)세대다.
다만 이들이 현 정부를 지지할지는 미지수다. 정권 초기 '소득주도성장 논란'과 C공포인 '코로나발(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가장 민감한 계층은 50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3040세대는 친여 성향이고, 6070세대는 친야 성향"이라며 "따라서 50대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 핀셋 지표 핵심은 '자영업자'다. 이 계층은 50대와 함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짓누르는 양대 축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 대통령이 가장 낮은 지지율(39%)을 기록한 지난해 10월 셋째 주(15∼17일 조사, 18일 공개) 때 자영업자는 이보다도 낮은 30%를 기록했다.
56%(국정 지지율)까지 치고 올라간 올해 4월 첫째 주(지난달 31일∼지난 2일 조사, 3일 공개)에는 자영업자 지지율이 48%까지 회복했다. 자영업자는 긴급재난지원금 논란 국면인 3월 한 달간 '34%→49%→37%→49%'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종훈 교수는 "자영업자는 현 정부 들어 소주성 등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계층"이라며 "정권 심판론이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